"전남도자엑스포 성공해야 전국에 문화·산업 확산"
윤광석 한국도자재단 상임이사
전남엑스포에 '지속가능성' 제언
특성화 연구·도로개설·민관정 협력
도자·세라믹 융복합 엑스포 고민도
2023년 11월 30일(목) 18:10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한국도자재단의 윤광석 상임이사는 “전남세계도자엑스포가 흥행해야 국내 도자 산업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만의 특성화된 도자산업과 한국도자재단이 협업하게 된다면 전국에 도자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입니다. 재단과 전남이 협업체계를 가지면 분명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겁니다.”

국내 유일의 도자 전문 문화재단인 ‘한국도자재단’은 2001경기세계도자엑스포 개최를 위해 지난 1999년 경기도 이천에 설립돼 전국의 도자 문화와 산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한국도자재단의 윤광석 상임이사(당시 대표이사 직무대행)를 만나 경기세계도자엑스포의 주요 성과와 전남세계도자엑스포의 추진 방향 등을 물었다.

경기도자엑스포는 당시 침체된 경기지역의 경제활성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시대별, 대륙별, 장르별 세계도자를 집대성한 대규모 엑스포 개최는 한국 도자문화의 위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고 606만명의 관람객이 찾아 도자 분야로는 세계 최고 관람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세계도자엑스포 개최는 실제로 지역활성화에 마중물이 됐다. 생산유발효과는 총 1조 2000억원, 고용 유발 효과 4만명, 행사 기간 도자 매출액은 780억원에 달했다. 이천(예술도자), 여주(생활도자), 광주(조선백자) 등 지역별 전시 콘셉트를 차별화했고, 현재까지도 각각 다른 테마로 도자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엑스포 개최 전후 철저한 현황 파악이 미비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윤 이사는 “경기도자엑스포 개최에 따른 성과 분석은 있었지만 개최 전 도자기 현황에 대한 자료 조사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며 “엑스포 전과 후의 도자기 현황 자체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도자문화산업의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기반 자료로 활용했었으면 어땠을까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한국도자재단에게도 전남도와 4개 시·군(강진·무안·영암·목포)이 추진하는 전남세계도자엑스포는 큰 관심이다. 경기도자엑스포가 끝난 지 20년이 지나니 도자 산업 육성에 대한 추진 동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서다. 이에 윤 이사는 “전남 서남부권에 위치한 강진·목포·무안·영암 등의 도자 자원과 역량을 결집시키는 것은 도자문화산업에 대한 대국민 관심도 제고, 전남도자문화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기 위해선 필요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남 지역의 특성에 맞고 발전의 계기가 되는 엑스포 개최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 윤 이사는 “강진은 청자가 유명하기 때문에 청자를 통한 특성화를 어떻게 살릴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강진에서 황자도 개발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다양한 도자 문화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옛날의 도자를 재현하는 것이 목표인지, 새로운 도자문화산업을 보여줄 것인지 등 전남의 역할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전남세계도자엑스포를 위한 몇 가지 제언도 보탰다. 윤 이사는 △전남 지역의 특성에 맞는 엑스포의 개최 방향성·행사 구성 등의 연구 △관람객 유치를 위한 도로 개설 및 정비 및 편의시설 확충 △민·관·정 협력과 지원 △향후 활용 가능한 문화시설 설립 등이다.

전남이 도자뿐만 아니라 세라믹을 결합하는 등 양 분야의 접점을 잘 활용하면 지속가능한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 이사는 “휴대폰·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 활용되는 세라믹의 근본은 도자다”며 “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세라믹을 활용하지만 공예가가 과연 세라믹을 개발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있다. 그러나 두 산업은 분명 접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도자재단도 세라믹기술원과의 협업을 통해 얇고, 강한 새로운 점토를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윤 이사는 “더 중요해져야 하는 것은 융복합이다”며 “연구와 개발을 통해 실생활과 연결되는 도자가 나와야 한다. 내 주변 어디서든 도자가 있구나라는 것을 잘 인식시켜서 도자가 국민들에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기도 이천=글·사진 최황지 기자 hwangji.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