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무마 청탁' 전·현직 경찰관들 기소·구속영장
서울·광주청 소속 경찰관 대상
2023년 11월 29일(수) 18:29
사건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아 수사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전직 경찰 고위 간부 A씨가 9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사건 브로커’로부터 사건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같은 혐의를 받는 전직 경무관을 구속기소했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검사 김진호)는 29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A 전 경무관을 구속기소 했다.

A 전 경무관은 지난 2021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던 가상화폐 투자 사기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사건 브로커 성모(61·구속 수감)씨에 4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당시 브로커 성씨 로비자금 창구 역할을 한 가상화폐 투자 사기범 탁모(44·구속 수감)씨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입건돼 수사받았다.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지낸 A 전 경무관은 “퇴직 이후라 탁씨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다. 성씨에게 합법적으로 돈을 빌려 갚고 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같은날 뇌물수수 혐의로 광주 북부경찰 소속 B경정과 서울경찰청 소속 C경감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B경정은 2021년께 광주 광산경찰서의 한 부서를 지휘하면서 성씨로부터 수백만원을 건네 받고 탁씨에 대한 수사 무마를 해줬다는 혐의(뇌물수수)를 받는다. B경정은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C경감은 A 전 경무관으로부터 부탁을 받아 탁씨에 대한 수사를 축소하거나 수사정보를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 성씨는 2020년 8월 20일부터 2021년 8월 25일 사이 탁씨 등 사건 관계인들에 13차례에 걸쳐 수사 무마 또는 편의 제공 명목으로 승용차와 17억 42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구속기소 돼 재판받고 있다.

성씨는 골프와 식사 접대를 하면서 검·경·지자체 공직자들과 친분을 쌓은 뒤 각종 청탁을 해왔다.

검찰은 성씨의 검·경 인사·수사 영향력 행사를 비롯해 지자체 관급공사 수주 비위,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성씨의 수사·인사 청탁 비위 연루자 중 검경 수사관 3명이 구속돼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송민섭 기자 minsub.s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