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고·이상심> 전남 위기지원콜 120번, 힘들면 바로 전화 주세요
이상심 전남도 보건복지국장
2023년 09월 25일(월) 12:36
이상심 국장
‘따르릉, 따르릉’ 전남 위기가구지원콜(120번)이 울린다. 많지는 않지만 매일 도움을 청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위기콜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전화를 걸기까지는 몇 번의 망설임 끝에 용기를 내서 위기콜을 찾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본인의 처지를 타인에게 말하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위기콜을 통해 걸려 온 사연이다. 작년 12월8일, 아침 7시12분 영광군에 거주하는 이○○님은 자식이 3명 있지만 연락이 두절되고 허리 시술로 인해 경제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로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울면서 위기콜을 찾았다.

당일 오후에 영광군 법성면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에서 가정을 방문해 현장을 살핀 후 생필품과 식료품 등 기탁 물품을 일부 전달하고 영광 곳간 위기가정 대상자로 추천해 생계비 50만원을 긴급하게 전달했다 아울러, 기초생활수급자와 긴급복지지원 신청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안내해 주었다.

두 번째 사연이다. 작년 11월, 나주시 동강면 김△△님은 남편이 고인이 되어 어린 자식들과 경제적으로 너무 힘이 들어 위기가구 지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과 함께 가족들의 상담과 치료도 가능한지 문의해 왔다.

나주시에서 가정을 방문해 공적 서비스 지원에 대한 안내와 양육 능력 미약가구로서 아동급식 신청 그리고 나주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심리프로그램까지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그렇다. 비록 작은 도움일지라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어려운 이들에게는 다시금 살겠다는 새로운 희망을 주기도 한다.

전남은 복지사각지대 제로화를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복지전용 상담 24시간 위기가구지원콜을 작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작년 8월에 발생한 안타까운 수원 세 모녀 사건 이후 전남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여러 분야별 정책 중의 하나이다.

현재 총 5명의 상담원이 3교대로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매일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위기콜을 찾은 민원인과 상담을 통해 현재 처한 어려운 상황, 구체적인 지원 요구사항, 긴급지원 여부 등을 파악한 후 도청 사회복지과와 해당 주소지의 시군에 즉시 연결하고 있다.

그동안 전남 위기가구지원콜을 통해 상담해 온 실적을 보면 지난 9월14일 기준 총 1115건에 달한다. 이중 복지 민원이 234건, 일반 민원이 881건을 차지하고 있다.

복지 민원에 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경제위기에 처한 어려움 상담이 146건, 일반민원 상담이 74건이다. 일반민원 상담이라 하면 질병, 요양등급, 취업 지원, 복지급여, 간병 등 전반적인 복지 분야에 대한 궁금한 사항에 대해 문의해 오고 있다.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다 절실하다. 상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지 민원에 대한 조치와 사후관리다. 234건의 복지 민원 중 긴급복지 지원으로 연결한 것이 27건이고 나머지 207건은 각종 지원을 위한 진행 중으로 집중적인 사례관리를 해 오고 있다.

“힘들면 누구든지 120번을 누르세요. 우리동네 복지기동대가 달려갑니다” 전남의 대표 복지 브랜드인 복지기동대와 위기콜을 연계한 복지전용 상담 24시간 전남 위기가구지원콜을 도민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공용버스, 승용차에 부착할 수 있는 홍보 스티커를 제작해 배부했고, 다중 집합장소에 현수막과 포스터 게첨, TV 캠페인 광고, 웹 포스터, 마을 반상회보, 각종 공문서 상단에 홍보문구 게시, 전남도교통연수원의 교육과정 운영 시 홍보물 배부, 도 산하기관의 독자적인 기능과 연계한 다양한 홍보 전개 등 무엇보다도 도민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할 수 있는 홍보 물품(바셀린)에 스티커를 부착해 각 시·군에 배부할 계획이다. 작년에 배부한 결과 집안에 두고 자주 사용할 수 있어 홍보 효과가 커서 큰 호응을 받았다. 홍보문구는 ‘힘겨울 땐 ☎120, 우리 곁엔 우리동네 복지기동대’다.

위기! 누구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 꼭 남에게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그럴 땐 어느 누군가 반드시 도움을 주어야 한다. 행정에서는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시스템을 통해 취약계층 관련 총 39종의 위기정보와 연계하여 연 6회에 걸쳐 읍면동 단위로 위기가구 통보대상자에 대해 방문, 통화, 민간 인적 안전망을 활용하여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전남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위기콜 운영과 함께 복지사각지대 제로화 정책을 분야별로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바로 동네에서 같이 거주하고 계시는 이웃들의 관심이다. 주변의 위기가구를 찾아내고 그들이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큰 힘은 바로 이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인해 전남은 각 읍면동별로 활동 중인 순수한 자원봉사 조직인 우리동네 복지기동대 사업과 위기가구 발굴을 연계하여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이 위기가구지원콜을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추진하는 이유는 간단하고 명확하다. 예산이 투입되지만 위기콜을 통해 도민 단 1명의 생명을 구제할 수 있었다면 전남도가 추진하는 복지사각지대 제로화 대책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위기가구 관리를 위해 ‘복지등기 사업’, ‘종교를 통한 복지제도 홍보’, ‘복지 톡’, ‘인공지능 기술 도입’ 등 다양한 시책이 전국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복지사각지대의 발생은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 전남에서는 단 한 건의 안타까운 일이 절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주변 이웃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다시 한번 부탁드리고 힘들면 누구든지 전남 위기가구지원콜을 지금 바로 눌러 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