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재테크칼럼>개미들이 눈을 떼지 말아야 할 곳은 성장산업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2023년 09월 21일(목) 09:54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증권시장은 실적이 확실한 기업을 좋아한다. 실적이 좋은 기업은 투자자를 배신하지 않는다. 적어도 본전은 지켜준다.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는 기업이다. 그런데 증시가 실적 좋은 기업보다 더 좋아하고 환호하는 주식이 있다. 바로 성장주다. 실적이 형편없는데도 불구하고 성장산업 분야에 속해있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수 배씩 상승하는 기업들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가치주인 은행주 등은 해마다 사상 최대의 실적을 발표하고 고배당을 투자자에게 안겨준다. 하지만 주가는 늘 제자리 걸음이다. 이들 주식의 미래 성장세가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AI, 로봇 섹터 주식 등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도 주가는 천정부지로 상승한다. 앞으로의 성장세가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적이 없는 성장주에 대한 투자는 위험을 동반하고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실적을 동반한 가치주만이 진정한 투자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가치주 절대주의 투자자도 많다. 하지만 또 다른 쪽은 성장주가 아니라면 주식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투자자들도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모두 맞는 말이다. 가치주도 성장주도 투자할 이유는 충분하다. 다만 투자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는 한 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투자금의 총액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투자금이 큰 자본가는 가치주와 성장주에 분산투자도 할 수 있고 가치주만 투자해서 인플레이션을 커버하고 은행예금 이자보다 더 많은 수익을 누릴 수 있다면 만족할만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5% 정도의 배당만 받는다고 해도 상당한 소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액 투자자의 경우는 다르다. 고액 투자자와 똑같은 배당을 받는다고 해도 지난 1년의 투자 결과가 단 몇 일간의 일당에 불과 할 수도 있다.

자신이 소액 투자자이고 저축을 대신해서 주식을 사서 모으고 있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성장주에 투자해서 배당은 적더라도 주가의 상승을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떤 전문가는 가치주냐 성장주냐를 구분하는 것 보다는 그 기업이 혁신을 하고 있느냐 아니냐, 즉 혁신기업이냐 현상에 안주하고 있는 기업이냐로 구분하는 것이 더 맞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어떤 구분법이든 상관없이 성장산업에 속해 있으면서 현재 주가 수준도 낮고 실적도 탄탄한 기업을 발견한다면 투자자로써 그 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런 기업은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중 이거나 PER(당기순이익 대비 주가)이 이미 두려울 만큼 상승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더라도 개미들이 눈을 떼지 말아야 할 곳은 성장산업이고, 금광을 발견할 확률은 그곳이 훨씬 높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