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광주FC>‘국대’ 이순민 “광주FC의 한계, 누구도 알 수 없다”
티모 부상 이탈에 센터백 변신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견인
측면 수비까지 소화한 팔색조
유럽 친선전 클린스만호 발탁
“현실이 모두에 더 큰 꿈으로”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견인
측면 수비까지 소화한 팔색조
유럽 친선전 클린스만호 발탁
“현실이 모두에 더 큰 꿈으로”
2023년 09월 06일(수) 16:45 |
광주FC 이순민이 지난 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이순민은 영남대 3학년이던 2016년 U리그 10권역 전승 우승을 비롯해 제47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과 제97회 전국체육대회까지 팀의 3관왕을 이끌며 대학 최정상급 우측면 수비수로 자리매김한 뒤 광주FC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2017년 FA컵 2경기 출장에 그치며 K리그 데뷔에 실패했고, 팀이 2부리그로 강등 당한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K3리그 ADVANCED(현 K3리그) 포천시민축구단에서 2년간 인고의 시간을 가진 뒤 2020년 7월이 되어서야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랬던 이순민은 2021년 김호영 감독 체제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한 뒤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2022년에는 이정효 감독과 함께 우승과 승격을 이끌며 K리그2 베스트 11(미드필더)을 거머쥐었다.
그는 승격 직후인 올해도 K리그1 28경기에 나서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고, 1골 2어시스트를 올리며 공격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과 지난 3일에는 티모 레츠셰흐트가 부상으로 결장하자 수원삼성과 울산현대를 상대로 중앙 수비수를 맡아 팀의 9경기 무패 행진과 함께 2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이끌었다.
광주FC 이순민이 지난 6월 24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19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린 뒤 관중들을 향해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그가 주포지션인 중앙 미드필더가 아님에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정효 감독의 질책이 있었다. 이순민은 이날 경기 전반 중반 이민기의 부상으로 중앙 수비수에서 좌측면 수비수로 변신했지만 제 몫을 다하며 무실점으로 공세를 막아냈다.
이 감독은 지난달 18일 인천전 무승부 직후 “많이 아쉽다. 자신 없는 플레이를 했다”며 “자기 자리가 아니고 맞지 않는 옷이더라도 프로 선수라면 당연하게 해내야 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남긴 바 있다.
이순민은 “저희는 개인적인 부분보다 팀적으로 준비하는 부분이 많다”며 “약속된 플레이가 있기 때문에 조직적인 상황에서 각자 역할에만 집중하면 된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었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우리 팀의 힘은 과정에서 나온다. 구성원들이 정말 노력하고 간절하게 준비하는 모습이 결과로 나오는 것”이라며 “감독님의 호통도 우리가 잘하고 성장하고 인정받길 바라시는 마음에서 나온다. 선수들이 잘 수용해서 경기장 안에서 해내면 그만큼 결과로 돌아오기 때문에 믿음이 있고 팀이 단단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순민이 지난 5일(현지시간) 웨일스 보코세인트데이비즈카디프에서 인터뷰를 갖고 오는 8일 웨일스 카디프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웨일스와 친선경기, 13일 잉글랜드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이순민은 돌풍 속에서도 돋보이는 활약으로 지난달 28일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9월 유럽 원정 친선경기 명단에 발탁됐다. 29세의 나이로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는데 김지수(브렌트포드FC·잉글랜드)와 김준홍(김천상무FC)도 A대표팀은 최초지만 연령별 대표팀을 거치지 않은 선수는 이순민이 유일하다.
그는 “우리 팀이 작년에도 올해도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면서 공을 소유하고 직선적으로 나아가려는 축구를 하다 보니 선수 개개인의 발전이 좀 더 많아지는 것 같다”며 “전술적으로 짜인 틀 안에서 역할을 해내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많이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대표팀에서도 전술 안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들을 캐치해서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자신감이 있다”며 “어느 순간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이 꿈을 꾸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선입견들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고 그 벽들을 깨나가면서 ‘할 수 있다’, ‘더 올라갈 수 있다’, ‘꿈을 꿔도 된다’ 이런 마음들이 선수단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금의 현실들이 저 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들에게 더 큰 꿈을 꾸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