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재테크칼럼>부동산시장에도 소나기는 피해야 한다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2023년 08월 17일(목) 10:09
송호 경제칼럼니스트
부동산시장에 집값 상승에 대한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부양 의지와 건설자본과 연루된 일부 언론의 과장보도 탓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매물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거래는 부진해서 여전히 문을 닫는 중개소가 늘고 있다고 한다.

당장 주택시장의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거래량은 평균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그나마 꾸준히 상승하던 주택거래량은 7월 들어 서울시 기준으로 전월 대비 60% 하락했다.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정부의 주택시장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반짝 상승하던 주택시장의 거래량이 단 한달만에 급격하게 하락한 것은 더블딥(2차 하락)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지난 주 금융위원회는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은행연합회등 금융 관계기관들과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부채가 위험수위에 왔다는 것을 공감했다. 특히 은행주택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 점검 할 것이라고 했다. 그야말로 약주고 병 주는 희극이다. 주택시장 부양책을 주도해서 경고를 무시하고 가계부채를 늘게 만들었던 기재부가 정작 관계기관 회의에서 가계대출의 위험성에 공감했다는 것은 씁쓸한 미소를 짓게 만든다.

연말 쯤 가면 주택시장은 사면초가에 몰리게 될 것이다. 우선 가계부채 수준이 세계(OECD)최고 수준이고 IMF가 위험수위로 보는 GDP(국만총생산)대비 80%를 훌쩍 넘어서 105%를 기록하고 있는 지금, 금융위원회의 회의내용처럼 가계부채 관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을 경계하고 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미국과의 기준금리차이가 2%포인트까지 벌어지고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언제까지나 동결할 수도 없다. 설상가상 OECD는 경제성장율 전망치를 세계경제성장율은 2.7%로 전분기 대비 올리면서도 한국의 경제성장율은 계속 낮춰서 1.5%까지 내려 잡았다. 상반기 주택시장의 가장 큰 버팀목 역할을 했던 정부 부양책도 더 이상 추가로 내놓을 정책이 거의 소진됐다.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고, 경기 불황은 계속되면서 고금리로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정부의 추가 부양책 마저 미진하다면 결과는 정해진 것이다.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마저도 주택매수를 꺼리게 될 것이다. 소나기가 내리기 전 바람이 불고 있다. 소나기는 피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