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딸’ 문슬기 “뜨거운 응원 발판 삼아 좋은 성적 보답하겠다”
프로 3년차 진도 출신 페퍼스 창단 멤버
하당초-영화중-목포여상 거친 ‘토박이’
“지역 어디에 가도 알아봐 주셔서 신기해,
많은 응원으로 힘 받는 것 기분 좋은 일”
2023년 07월 23일(일) 14:52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 리베로 문슬기가 오는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개막하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은 문슬기가 최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팀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 한규빈 기자
프로 3년 차를 맞이한 ‘전남의 딸’ 문슬기(31)가 다가오는 2023~2024시즌에는 뜨거운 팬들의 응원에 더 나아진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이 그의 고향인 광주·전남 지역에 온전히 정착한 첫해인 만큼 지역민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약속했다.

목포하당초-목포영화중-목포여상을 거친 전남 토박이 문슬기는 고등학교 졸업 후 양산시청과 수원시청, 포항시체육회 등 실업 무대에서 10년을 활약한 뒤 지난 2021년 9월 2021~2022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특별 우선지명권 마지막 선택인 1라운드 6순위로 페퍼저축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실업 무대 경험이 풍부한 중고 신인으로 V-리그에 데뷔해 최고참이었던 그는 지난해 12월 오지영이 트레이드로 영입된 직후 맏언니 역할과 주전 리베로 자리를 물려준 뒤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 스파이커까지 소화하며 팀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최근 페퍼스타디움에서 만난 문슬기는 “작년 여름에는 발가락 부상으로 수술을 하고 와서 제대로 시즌 준비를 못 했다”며 “페퍼저축은행에 와서 비시즌이 처음인 만큼 올해는 몸을 끌어올리는 것부터 웨이트 등까지 신경 쓰면서 집중하고 있다”고 근황을 밝혔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 리베로 문슬기가 오는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개막하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은 문슬기가 지난 시즌 중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 한국배구연맹 제공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숙소와 훈련장을 광주로 이전하며 온전한 지역 연고 구단으로 거듭났다. 선수단 역시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 인근의 아파트에서 숙식과 치료 등을 해결하고 있다.

문슬기는 “새로운 환경에 와서 자리 잡기가 많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굉장히 안정적이다. 응원해 주시는 팬들도 가까이 계시고 주민들도 마주치면 항상 응원을 해주신다”며 “길거리 걸어가면 DM도 보내주시고 놀라서 소리도 질러주시고 택시를 타도 알아봐 주신다. 정말 즐겁게 몸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는 실업 시절 소화했던 멀티 포지션을 다시 선보인 만큼 올해도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부상 선수도 많고 상황이 안 좋아서 리베로지만 공격도 소화하고 원포인트 서버로도 많이 들어갔다”며 “올해도 팀 어느 부분에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 팀적으로 흔들리기도 하고 분위기도 가라앉았었는데 창단할 때부터 같이 있었던 후배들이 저를 정말 많이 신경도 써줬다”며 “후배들 덕분에 저도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경기 중에도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배구단 리베로 문슬기가 오는 29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개막하는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를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은 문슬기가 최근 페퍼스타디움(염주종합체육관)에서 팀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 한규빈 기자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코보(KOVO)컵에 대한 목표도 드러냈다.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29일 오후 1시 30분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한국도로공사와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개막전을 치른다.

문슬기는 “컵대회는 어떻게 해서든 작년보다 높은 곳에 올라가고 싶다”며 “선수들 모두 승부욕과 지지 않으려고 하는 마음을 갖고 열심히 단합돼있다. 훈련 분위기가 너무 좋기 때문에 경기에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의욕을 나타냈다.

고향인 진도에서도 보내준 뜨거운 응원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표현했다. 그는 “제가 광주에 오고 나서 진도 배구 동호회에도 한 번 와달라고 하시고 정말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며 “휴가 때 찾아가서 운동하겠다는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했는데 코보컵이 끝나면 꼭 인사도 드리고 사인도 해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또 “광주와 전남 지역을 가리지 않고 많이 응원해 주시는 만큼 비시즌 준비를 땀 흘리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올 시즌 많은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