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의정단상·나광국> 전남 중고등학생 아침 결식률 전국 3위, 아침 간편식 제공사업은 선택 아닌 필수
나광국 전남도의원
2023년 07월 06일(목) 14:49 |
나광국 전남도의원 |
특히 식생활 지표 중 아침 식사 결식률은 39.0%로 전년 대비 1%p 상승했으며 시·도별로는 전남 중고등학생 아침 결식률이 전북(44.3%)과 인천(41.3%)에 이어 세 번째(41.2%)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아침을 굶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35.1%)’였는데 밤늦은 시간까지 공부하느라 아침 먹을 시간도 부족한 학생들의 고충이 간접적으로 드러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편 대학생에게 양질의 식사를 1000원에 제공하는‘천원의 아침밥’ 사업이 호평받으면서 전국적으로 아침밥 먹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당초 올해 사업 규모의 3.4배를 확대해 전국 145개 대학교 234만명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필자가 제정한 ‘전남도 아침식사 지원 조례’를 전국 16개 광역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공동 발의하기로 하면서 지자체들의 예산지원 근거도 확실하게 마련될 예정이다.
이제는 아침밥 지원사업이 대학가를 넘어 초·중·고등학교로 확산되어야 한다. 시간이 없어서 아침을 굶고 있는 초·중·고등학교 학생에게 아침 간편식을 제공하여 결식률을 낮추고 학생 건강증진과 학습능률 향상이라는 3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다행히 전남도교육청은 오는 2학기부터 정규수업 전에 독서, 체육활동 등 운영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간편식을 제공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에 필자가 ‘전남도교육청 아침 간편식 지원 조례’를 발의하기로 했고, 지난 6월 추경에 조옥현 교육위원장을 비롯한 10명의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6억3000만원의 예산을 마련하는 등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기반들이 마련됐다.
하지만 일선 교육 현장에서는 전국 3위의 아침 결식률을 해소하자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사업을 깊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메뉴 선정부터 간편식 조리, 학생 지도에 이르기까지 현장 인력의 업무 부담이 가중돼 교육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교육청에서는 TF팀을 구성해 학생 1인당 간편식 지원단가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현장 인력의 부담 경감을 위해 자원봉사자를 활용하거나 각 지역에 있는 마을교육공동체와 협력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사업추진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관련 조례를 대표발의하는 의원으로서 제언하자면 현장 우려 해소와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선호하면서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5대 영양소를 균형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메뉴 선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볼 수 있으나 학생 1인당 지원단가가 7000원으로 상당히 높게 책정됐음을 감안하면 지역 소상공인들이 만드는 샌드위치나 김밥, 지역 농민이 생산하는 제철 과일, 지역기업이 만드는 각종 제품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일 수 있다.
지난 4월께 쌀소비 촉진과 가격 안정을 위해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대를 주장하는 기고를 내면서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을 인용한 적 있다. 이 표현은 우리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극도의 경쟁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침 먹을 시간조차 없는 전남의 학생에게 진수성찬은 아니더라도 하루의 시작에 작은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간편식 제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