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곳곳 암암리 성행중인 ‘붉은 등 성매매 주점’
● 성매매 점검 현장 동행 취재
노골적 집창촌 사라졌지만
신종·변종 성매매 업소 증가
코로나 기간에도 영업 지속
전문가 “수요 차단이 먼저”
2023년 06월 14일(수) 18:26
지난 7일 오후 8시께 광주 서구 양동 유흥주점에서 서구, 서부경찰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점검팀이 성매매 방지 지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전해연 인턴기자
광주 ‘성매매 집결지’가 폐쇄·축소된 가운데, 성매매 업소는 신종·변종 업소로 형태를 감추며 횡행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8시께 광주 서구 양동 일대 유흥주점을 중점으로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한 지도점검이 이뤄졌다. 이날 닭전머리 골목은 서구 양성평등과·건축과, 서부경찰 생활질서계, 서부소방서 예방안전과를 비롯해 광주여성인권지원센터‘언니네’,광주여성의전화‘한올지기’로 구성된 민관협동 지도 점검팀으로 북적였다.

한때 ‘성매매 집결지’로 불렸던 양동 닭전머리 골목은 현재 재개발구역으로 16개의 유흥주점이 영업 등록돼 있다. 붉은 조명으로 시선을 끄는 한 유흥주점 업주는 지도점검을 위해 찾은 이들을 익숙하게 맞이했다.

점검팀은 소화기 및 비상구 안내 표시 여부를 확인하고 건축법 내 건축물 무단 용도 변경 행위와 성매매 알선행위를 파악하는 등 각자의 역할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업주는 “점검 하나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올 필요가 있느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점검팀은 이어 하이힐을 신고 유니폼을 입은 여성 3명이 나란히 서 있는 또 다른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성매매피해 상담소인 ‘언니네’ 상담자들은 이 여성들을 방으로 각자 데려가 업주의 성매매 알선 행위 여부와 성매매 피해 사실이 존재하는지 등을 확인했다.

지도 점검팀은 이날 여러 곳의 유흥주점을 방문했으나, 대부분 불이 꺼져있었다.

조선오 서부경찰 생활질서계 풍속팀장은 “지도점검 전에 영업 중인 걸 확인했는데 금세 소문이 난 모양이다”며 “자치구와 협업해 성매매 단절에 힘쓰고 있다. 풍선효과로 양동에서 상무지구로 유흥주점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아 각별한 신경을 쏟아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지도점검 현장에서 단속에 걸린 업소는 없었다.

광주에서는 과거처럼 노골적인 호객행위를 하는 불법 집창촌은 사라졌지만, 성매매는 여전히 암암리에 성행 중이다.

광주 경찰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성매매 업소 적발 건수는 △2018년 160건 △2019년 135건 △2020년 67건 △2021년 69건 △2022년 128건이다. 놀라운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단속이 70여건에 달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은 전년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김란희 ‘언니네 ’성매매 피해 상담소장은 “그 엄중했던 코로나19 시기에도 약간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할 정도로 성매매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금은 상무지구, 첨단지구 유흥주점은 연일 불야성인데 보도(성매매 알선 및 공급업체)차량도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음지화된 성매매가 더욱 위험하다. 쉽게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며 “노골적인 업소는 사라졌지만, 안마방·오피스텔 성매매, 평범한 아르바이트를 위장한 성매매 알선 구인 광고 등 변종 성매매도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또 “성매매 근절을 위해선 궁극적으로 구매자들뿐만 아니라 업주 및 알선자들의 돈벌이 수단인 ‘수요’를 차단하고 성문화와 성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며 “디지털 등 IT변화로 인한 다양한 피해와 알선구조, 양형 강화 등 법이 현실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구는 하반기에도 상무지구 유흥주점을 중점으로 성매매 방지 지도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전해연 인턴기자 haeyeon.je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