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기아타이거즈> “영역 넘나드는 코치진 협업, KIA의 최대 강점”
KIA의 미래 ‘퓨처스 팀’ <중> 김동후 SC코치
기술 훈련 전 기초 체력 조성
투타 움직임 개선에도 도움
MLB 논문 등 자료 바탕 훈련
선수별 맞춤 프로그램 마련
2023년 05월 25일(목) 17:19
KIA타이거즈 김동후 SC코치(왼쪽 두번째)가 이정호 투수코치와 함께 선수를 지도하는 모습.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는 지난해부터 코칭스태프가 모두 함께 호흡하며 소통할 수 있는 협업 체계를 조성했다. 코치들의 파트에 대해 확실히 선을 그어 놓는 것이 아닌 여러 시선을 통해 폭넓은 해법을 강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해서다.

지난 20일 2023 KBO 퓨처스리그 KIA타이거즈와 한화이글스의 경기를 앞둔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선수들의 훈련 지도에 열중하는 코칭스태프를 만났다. 김동후 SC(Strength and Conditioning)코치는 광주와 함평을 오가며 선수단의 체력과 컨디션 관리를 맡고 있다.

김 코치는 “선수들이 가진 힘을 최대한 잘 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제 일”이라면서도 “제가 SC코치지만 마운드에도 올라갈 수 있고 불펜에도 들어갈 수 있고 거기서 느낀 점을 감독님이나 투수 코치님과도 이야기를 나눈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코치들이 협업을 통해 다방면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소개했다.

김 코치의 말대로 KIA 코칭스태프는 현재 각자의 영역을 넘나드는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김 코치 역시 본인이 맡은 체력과 컨디션 파트를 바탕으로 투타에 대한 조언을 전한다.

김 코치는 “SC코치의 시선과 투수 코치의 시선에서 소통을 하면 선수에 대해 공통된 의견이 나온다”며 “투수가 투구 연습을 할 때 저도 같이 보면서 투구 폼이나 움직임을 보고 특정한 부위에 대한 훈련법을 제시할 수 있다. 코치님들 역시 어떤 부분을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를 하신다”고 밝혔다.

특히 “코칭스태프들이 분야를 떠나서 협업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구분이 확실히 되어 있다 보니 쉽지 않은 일이다”며 “서로 영역을 넘어가는 것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할 수도 있지만 현재 KIA는 협업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가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이 최지민이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신인 최지민은 올해 불펜의 기둥으로 자리 잡았다. 김 코치는 “지난해 최지민 뿐만 아니라 나용기, 송후섭, 유지성, 이태규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했다”며 “모든 선수들의 프로그램이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근력 강화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이 구속이 떨어질 때 근력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이때 하체 근력이 떨어졌다고 상체 근력을 더 쓰려고 하면 어깨나 팔꿈치에 부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동후 SC코치. KIA타이거즈 제공
더불어 “보통 기술 훈련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프로 선수인데도 웨이트를 제대로 해보지 않았다거나 오로지 공만 던지다 온 선수들이 많았다”며 “저희는 우선 근력을 늘린 다음에 그 힘을 공을 던지는 자세로 이어가고, 그리고 그것을 또 드라이브 라인으로 이어가고 이런 식으로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최지민의 경우 마음가짐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김 코치는 “최지민이 처음 함평에 왔을 때 훈련에 있어서 부담이나 스트레스가 없게 만들어줬다”며 “이 팀 안에서 모두 즐겁고 재밌게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줬고, 본인도 편하게 운동에만 집중했다”고 언급했다.

또 “마음도 편해지고 몸도 조절이 잘 되니까 구속이 올라왔고, 그 이후에 질롱에 가서 던지면서 자신감도 올라왔다”며 “지금 퓨처스 팀이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가 잘 만들어져있고 프로그램도 잘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즌 중인만큼 비시즌 간 만들어놓은 몸 상태 유지에 대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선수들이 구속이 떨어질 때 근력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며 “이때 하체 근력이 떨어졌다고 상체 근력을 더 쓰려고 하면 어깨나 팔꿈치 부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 코치의 말대로 퓨처스 팀 모두가 ‘소통’을 키워드로 한마음이 되어있는 모습이었다. 훈련 중에도 경기 중에도 모두의 표정에서 짜증과 불안감 같은 부정적 느낌이 아닌 편안함과 기대감 같은 긍정적 느낌으로 가득 차 있었다. KIA의 미래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