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5·18 43주년> 광주에 공들였지만 ‘헌법수록 입장’ 안 밝혀 실망감
●윤 대통령 기념사 들여다보니
실행 의지 있느냐 의구심 제기
대통령실 “尹 입장 안 달라져”
헌법정신-지역발전 공약 재확인
“매년 기념식 오겠다” 약속 지켜
2023년 05월 18일(목) 17:02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오월어머니회 회원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2년 연속으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며 광주에 공을 들였지만, 오월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광주시민들의 실망감이 적지않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말했다. 지난해 취임 첫 해 기념사에서도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며 오월정신이 헌법 정신임을 강조했다.
 
5·18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5·18 헌법전문 수록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21년 11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5·18 정신이라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정신이고, 또 우리 헌법 가치를 지킨 정신이기 때문에 당연히 헌법이 개정될 때 헌법전문에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고 전부터 늘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광주 방문 때도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을 반복했고, 대선 공약으로 확고히 했다. 이날 기념사 역시 이런 신념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광주시민들은 헌법 수록을 언급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 공개적으로, 또 대선 공약으로 수차례 약속해 놓고도, 정작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는 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날 기념사에서도 헌법 수록 발언이 빠지자, 일각에선 실행에 옮기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하자는 대통령의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며 “5·18 정신이 자유민주주의 헌법정신이라는 건 대통령이 누차 강조했던 것이고, 헌법전문에 수록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원포인트 개헌’ 제안에 대해, “(민주당의)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약에 이것만 원포인트로 개헌을 하자고 하면 원포인트 개헌으로 안 끝난다”며 “개헌 논의로 발전될 수밖에 없고, 그 경우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개헌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때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것이지, 5·18만 원포인트로 개헌하자고 하는 건 현실적으로 안 맞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선 헌법 개정은 대통령은 물론 여야가 함께 논의하고 공론의 자리를 만들어야 가능한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말만 하지 말고, 실천적 자세로 행동에 나서는 모습을 먼저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광주와 호남지역 경제 발전에 힘쓰겠다며 지역 민심에 다가갔다. 광주 AI(인공지능)와 첨단 과학기술의 고도화 등 광주·전남 대선 공약 실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관련 주요 공약사업과 정책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복합쇼핑몰은 광주의 옛 방직공장 부지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신세계나 더현대 등 대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5·18기념식에 매년 오겠다는 유족과의 약속도 지켰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첫 해 기념식에서 만난 유공자 가족에게 “매년 오겠다”고 말했다. 취임 2년 차에도 이 약속은 지켜졌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지 주목된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