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5·18 43주년> 5·18 제43주년 추모제 거행 “헌법 수록” 한목소리
유족, 3단체 등 500여 명 발걸음
강시장 "반드시 헌법 전문 수록“
유족들 전두환 손자 참석에 반색
전씨 “희생자들 다함께 기억해야”
강시장 "반드시 헌법 전문 수록“
유족들 전두환 손자 참석에 반색
전씨 “희생자들 다함께 기억해야”
2023년 05월 17일(수) 18:24 |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오월영령들의 넋을 기리는 제례 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강주비 기자 |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도 추모식에 참석해 유족들을 향해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17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는 유족 및 오월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정부 주요 인사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오월 헌법 수록’을 요청하는 유족 및 정부 인사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전두환을 포함해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대부분 죽거나 굳게 입을 닫고 있다. 책임자 처벌도 요원하다”며 “5·18은 명백한 국가폭력이다.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고 진실규명에 나서야 한다. 5·18정신이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도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식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 헌법에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이 담겨 있듯이 이제는 5·18 정신을 하루라도 시급하게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식에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분향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 |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최근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가 광주를 방문해 오월 유족 앞에 눈물로 사죄를 표한 바 있다. 당사자의 사죄는 아니었지만, 광주는 그의 어깨를 쓰다듬어 줬다”고 말했다.
전우원씨 역시 ‘사죄’의 연장선으로 예고 없이 추모식에 얼굴을 비췄다.
전씨는 검은 양복 차림으로 조용히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본 오월 어머니들은 누구보다 반색했다. 어머니들은 전씨를 보고 “(광주에) 몇 번을 온다. 정말 착하다”며 내내 흐뭇한 미소를 띠었다.
곳곳에서 전씨와 인사를 하고 싶다는 유족들의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한 어머니는 전씨의 손을 잡고 “정말 고맙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전씨는 사람이 몰려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오월 어머니 및 관련 단체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며 인사를 나눴다.
17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추모식에 고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가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
전씨는 추모식이 끝난 뒤 “항상 죄의식을 가지고 있었기에 오늘 이곳에 사죄드리려 온 것이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추모식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는지 다 같이 기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전씨는 최근 ‘할아버지 얼굴에 먹칠을 했다’는 발언을 한 할머니 이순자씨 등에 대해 “가족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떤 발언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보다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더 각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성현 기자·강주비 기자·전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