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퇴임 후 첫 5·18 참배… “5·18에 큰 빚 졌다”
임기 때 GGM 준공 이후 2년 만에 광주행
“정치인, 헌법 전문 수록 위해 노력해야”
참배 이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관람도
“정치인, 헌법 전문 수록 위해 노력해야”
참배 이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관람도
2023년 05월 17일(수) 17:15 |
문재인 전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고등학생 시민군 고(故) 문재학 열사 묘에 손을 얹고 묵념하고 있다. 김해나 기자 |
그가 퇴임 후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광주 방문 역시 대통령 임기 중이던 2021년 4월 광주글로벌모터스(GGM) 준공 행사 참석 이후 2년여 만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헌화·분향한 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5·18민주항쟁에 크게 빚졌다”고 밝혔다.
이어 “5·18민주항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가 됐다”며 “5·18은 광주시민뿐 아니라 온 국민이 함께 추모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기리는 등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 5·18을 앞두고 퇴임해 참배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는데 오늘 참배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우리 국민이 함께 5·18민주항쟁의 의미를 새기며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하고, 5·18의 희생과 가치를 기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는 “재임 중 5·18민주항쟁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되지 않아 국민 투표까지 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정치인들이 같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참배에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등과 함께 했다.
참배 전 그는 민주의문을 지나며 방명록에 ‘5·18 민주정신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고 썼다.
엄숙한 표정으로 참배단에 도착한 그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분향·묵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공식 참배를 마친 뒤 고등학생 시민군 고(故) 문재학 열사 묘를 찾았다.
문 열사는 광주상고 1학년 재학 중 최후 항쟁의 날인 1980년 5월27일 전남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탄에 숨을 거뒀다.
문 전 대통령은 문 열사의 산화 과정을 듣고 비석을 쓰다듬으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무릎을 굽히고 눈을 감은 채 한참 동안 문 열사의 묘지를 어루만졌다.
그는 또 ‘제일 어린 희생자가 누구인지’ 물었고, 묘지관리소 측 관계자는 항쟁 당시 11살로 계엄군 오인 사격에 의해 숨진 ‘5월의 막내’ 전재수군을 간단히 언급했다.
문 전 대통령이 자리를 이동할 때마다 현장 학습을 나온 학생과 지지자 등으로 북적였다.
이후 그는 국립묘지 2묘역, 민족민주열사 묘역(구 망월묘역)도 방문해 헌화·분향했다.
참배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은 오월 어머니들과 만난 뒤 광주비엔날레를 관람하고 경남 양산 사저로 돌아갔다.
김해나 기자 haena.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