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공백 해소’ 취지 좋지만 인력난 등 해법 필요
내일 ‘광주다움 통합돌봄’ 시행
‘지원대상 선별’ 관리자 역할 커
긴급 돌봄인력 상시근로자 전환
왕진서비스 ‘우리동네의원’ 기대
2023년 03월 30일(목) 18:30
강기정 광주시장이 4월 광주다움 통합돌봄 시행을 앞두고 지난 2월 광주 광산구 하남주공 아파트 재택의료서비스 이용자를 찾아 건강지원 서비스 진행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신청절차 간소화·기존 돌봄 공백 해소 측면에서 ‘광주다움 통합돌봄’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시행 초기 예상되는 문제점 최소화가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예상되는 문제는 행정 및 돌봄 인력난이다.

한정된 예산으로 체계화된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다 보니 도움이 절실한 이용자를 가려내는 것이 첫번째 과제다. 이 업무는 행정복지센터의 사례관리 담당자가 맡는다. 사례관리담당자는 2인1조로 구성돼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신청한 이용자의 가정을 방문, 현장을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서비스 지원 대상자를 선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정이 가정방문”이라며 “가정방문을 하면 이용자의 경제적 상황뿐 아니라 정신적 상태까지도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가 체계화될수록 사례관리담당자의 역할이 많아지고, 인력 확보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를 예상해 사례관리담당 인력을 대거 채용했지만, 광주다움 통합돌봄 시행으로 인한 행정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돌봄인력 부족도 예상된다. 특히 광주다움 통합돌봄이 ‘돌봄공백 해소’를 골자로 하는 만큼 공백 해소에 투입되는 긴급 돌봄 인력 수급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긴급돌봄 인력은 광주시 사회서비스원에서 제공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광주시는 시간제 근로자였던 사회서비스원 대기인력의 50%를 상시근로자로 전환했다. 시간제 근로자가 상시 근로자로 전환될 경우 임금 체계가 달라진다. 긴급돌봄 운영이 원활하지 않으면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

박종민 늘행복마을건강센터장은 “한번도 안 해본 사업이다 보니 뭐가 부족하고 어떻게 개선해 나갈지가 관건이다”면서 “시행 3개월쯤인 7~8월 정도에 문제점을 꼼꼼히 분석하고 개선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에서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왕진 서비스’인 ‘우리동네의원’의 인력 수급도 절실하다.

우리동네의원은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의 가정을 의사가 직접 방문해 진료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동안 거동이 불편한 이용자들은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직접 병원을 방문해야 했고, 이로인한 불편함 때문에 노인과 장애인은 결국 요양병원이나 시설로 옮겨져 양질의 삶을 누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었다. 이 문제를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동네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동네의원 운영 시스템을 들여다보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동네 의원은 광주의료사협이 설립, 1000여명의 시민이 직접 출자해 만들었다. 의사가 상주해 방문진료·재활, 장애인 주치의, 장거리 병원동행서비스 등 건강소외계층에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지만 상주하는 의사는 2명에 불과하다.

광주다움 통합돌봄 7대 서비스 중 하나로 광주시의 보조를 받는다고 해도 공익 실현을 위해선 2명의 상주 의사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미 140여개의 사회복지서비스가 운영되고 있지만, 공정함과 편리함을 목표로 개선을 거듭하다보니 아이러니하게도 틈새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기존의 돌봄체계를 대대적으로 손보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틈새를 메우고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취지”라고 말했다.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