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ERA 0’ KIA 곽도규, 개막 엔트리 깜짝 승선할까
5경기서 안타 1개 허용
김재환 등 강타자 봉쇄
신인답지 않은 배짱 장착
역동적 움직임 돋보여
KIA, 롯데와 최종전 6-7패
2023년 03월 28일(화) 16:43
KIA타이거즈 곽도규가 지난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2023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5회초 구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타이거즈 ‘좌완 루키’ 곽도규가 2023 KBO 시범경기서 연일 호투를 선보이며 개막 엔트리 기대감을 키웠다. 곽도규는 김기훈, 김대유, 김유신, 이준영, 최지민 등과의 좌완 불펜 경쟁에서 가장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곽도규는 시범경기 다섯 차례 구원 등판해 4이닝 1피안타 3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5경기 이상 등판한 좌완 불펜 중 유일한 평균자책점 0.00이다. 우완을 통틀어도 5경기에 나선 박준표(5경기 3.1이닝)와 더불어 유이하다. 좌완 불펜 경쟁자 김대유(6경기 5.1이닝 평균자책점 10.13), 김기훈(5경기 9이닝 평균자책점 3.00), 최지민(6경기 7.2이닝 평균자책점 2.35), 이준영(6경기 5이닝 평균자책점 1.80), 김유신(3경기 3이닝 평균자책점 0.00) 과 비교해 돋보이는 활약이다.

곽도규는 지난 13일 한화전에서 8회초 구원 등판해 문현빈을 뜬공, 이원석과 오선진을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15일 키움전에서는 8회말 구원 등판해 선두 타자 장재영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박찬혁을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어 김건희의 투수 땅볼에서 송구 실책을 범하며 1사 1·2루 득점권 위기를 맞았으나 김시앙, 송재선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정리했다.

19일 두산전에서는 4회초 1사 구원 등판해 상대 중심 타선을 요리했다. 허경민과 김재환을 모두 땅볼로 6구 만에 정리했다.

21일 LG전에서는 첫 홀드를 기록했다. 5회초 2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해 서건창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에 놓였지만 문성주를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인 24일 SSG전에서도 위기 관리 능력을 자랑했다. 9회초 구원 등판해 선두 타자 김강민에게 안타, 김성현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가 됐으나 후속 타자 최경모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이어 대타 조형우를 땅볼 처리해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2023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42번) 지명으로 입단한 곽도규는 지난해 11월 제주 마무리훈련 캠프에서 잠재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근 퓨처스팀 함평 스프링캠프에서도 투구 완급 조절과 움직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곽도규는 투심 패스트볼을 주무기로 커브는 간간히 구사한다. 구종이 단순하지만 역동적인 투구 폼으로 상대 타자를 요리한다. 스리쿼터와 사이드암 사이에서 던지고 공의 궤적도 위협적이다.

구속 역시 빠른 편이다. 지난 11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 148km, 커브 최고 구속 132km를 찍었다. 접하기 힘든 투구 폼에 구속과 궤적까지 갖춰 중심 타자들도 까다로워하는 상대다.

곽도규는 지난 11일 자체 연습경기 4회초 구원 등판해 소크라테스와 황대인, 김석환의 중심 타선을 모두 땅볼 처리했다. 이날 호투로 김종국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곽도규는 1군 엔트리에 포함돼 시범경기 실전 기회를 부여받았고,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김종국 감독은 시범경기 돌입 후 인터뷰에서 “곽도규는 고등학교 시절에도 제구가 강점이었고, 싸움닭 스타일이다”며 “공의 움직임도 좋고 경기 운영 능력도 갖췄다. 예상보다 훨씬 잘하고 있어 올해 1군에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26일 출사표 인터뷰에서도 “작년에는 필승조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올해는 좌완 불펜이 훨씬 좋아졌고, 전원 필승조의 느낌으로 전력이 강화됐다”며 “장현식 합류와 정해영의 컨디션 회복 전까지 좌완 불펜들이 더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짱투로 김종국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곽도규가 과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KIA는 28일 롯데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선발투수 임기영(3이닝 7피안타 5탈삼진 4실점)과 마무리투수 정해영(0.2이닝 2피안타 2실점)의 컨디션 난조로 6-7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KIA는 이날 패배로 5승 2무 6패, 공동 6위로 시범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