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간여 조사 마친 이재명 "檢 기소목표 조작 느낌"
“검사독재정권 검찰답게 수사 아닌 정치해”
“국가권력 사유화하는 아주 잘못된 행동”
대부분 33장 서면진술서로 답변 갈음한 듯
조사 지연 관련해선 李-檢 이견 드러내기도
추가 출석 묻자 ‘묵묵부답’…黨 “안 정해져”
2023년 01월 29일(일) 16:40
지난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12시간30분가량 진행된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한 피의자 신분 검찰 조사를 마쳤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검찰이 기소를 목표로 조작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2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 10시30분부터 조사에 들어간 이후 오후 10시53분께 나왔다.

조사 후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검찰답게 역시 수사가 아닌 정치를 하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소를 목표로 조작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굳이 추가 소환을 하기 위해서 시간을 끌고 했던 질문을 또 하고 제시한 자료를 또 제시하고 질문을 지연하는 행위야말로 국가권력을 사유화하는 아주 잘못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제게 주어진 소명에 더욱 충실하고 굳건하게 싸워 나가도록 하겠다. 이 늦은 시간에 관심갖고 지켜봐주고 또 고생하는 우리 지지자, 당원,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다만 이어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민간개발업자들에게 특혜를 몰아주고, 그 대가로 428억원의 지분을 약속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무상 배임과 부패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다.

이 대표는 이날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에서 연달아 수사를 받았다. 점심과 저녁은 청사 내에서 배달 음식으로 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는 오후 9시까지 진행됐고 이후 조서 열람이 진행됐다. 인권보호수사규칙에 따라 오후 9시 이후 심야조사를 하려면 피의자 동의가 필요한데, 이 대표가 심야조사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A4용지 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한 서면진술서로 대부분의 답변을 갈음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공개한 33쪽 분량의 진술서에 따르면 이 대표는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대표는 검찰조사 다음날인 29일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추후 검찰이 2차 출석 요구에 대한 대응 방안을 민주당 지도부 및 변호인들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은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에 관한 2차 소환조사에 응할 것인지, 서면조사로 대체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말에 “아직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단계”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이날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한 이재명 당 대표의 소환조사와 관련해 검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대표가 ‘정적 제거용 조작 수사’임에도 성실히 조사에 응했지만, 검찰은 처음부터 끝까지 편파·불공정 수사, 인권침해·망신주기 갑질 수사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조작된 내용에 근거해 원하는 답을 얻고자 반복적으로 질문한 것 아닌가”라며 “검찰이 기획한 일정대로 이재명 대표를 하루 더 포토라인에 세워 범죄자로 낙인찍기 위해 시간 끌기로 일관한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