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 최철의 오페라 오디세이> 웃음과 해학으로 풀어낸 인간의 끝없는 탐욕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끼끼’
‘유산’ 상속 놓고 벌이는 기발한 사기행각
푸치니 마지막 완성작, 유일한 희극오페라
행복한 결말… 사실적·예리한 묘사 등 특징
힘든 인간 삶의 여정에 희망·용기 북돋아줘
‘유산’ 상속 놓고 벌이는 기발한 사기행각
푸치니 마지막 완성작, 유일한 희극오페라
행복한 결말… 사실적·예리한 묘사 등 특징
힘든 인간 삶의 여정에 희망·용기 북돋아줘
2023년 01월 26일(목) 17:22 |
호남오페라단의 ‘잔니 스끼끼’에서 시모네역으로 출연한 필자. 필자 제공 |
2018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잔니 스끼끼’ 공연 중 유산을 가로챈 잔니(플라시도 도밍고)를 부오조 친척들이 비난하는 장면. 출처 캔 하워드/MET OPERA |
2018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잔니 스끼끼’ 공연 중 부오조 친척들이 유언장을 읽는 장면. 출처 캔 하워드/MET OPERA |
친척 중 요즘 사랑에 빠진 청년인 리누치오가 부오조의 유언장을 찾아냈다. 유언장의 내용은 수도원에 모든 재산을 기부한다는 내용이다. 부오조에게 조금이라도 상속받길 원했던 친척들은 낙심하고 실의에 빠지게 된다. 이때 리누치오는 유언장에 대한 해결사로 잔니 스끼끼를 생각해낸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연인 라우레따의 아버지인 잔니 스끼끼를 친척들에게 소개하고 데려오게 한다.
드디어 이 오페라의 주인공, 희대의 사기꾼 잔니 스끼끼가 그의 딸 라우레따를 데리고 등장한다. 평소에 잔니 스끼끼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던 부오조의 친척들은 한국의 양가 집안 간 혼수 다툼처럼 리누치오와 라우레따의 결혼 지참금으로 인해 잔니 스끼끼와 다툼을 벌인다.
잔니 스끼끼는 탐욕에 눈이 어두운 이들의 마음을 읽고 새로운 유언장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을 전한다. 필자는 이 부분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로 등장하는 머리 좋은 사기꾼들이 생각난다.
최철 조선대 초빙교수.문화학 박사
친척들은 잔니를 인정하고 그에게 이번 일을 맡긴다. 그리고 잔니는 이러한 문서조작의 공범자들 역시 손목을 잘리고 피렌체에서 영원히 추방되는 벌을 받는다는 사실까지 친척들에게 알려주며 죽기 전의 부오조로 변장하고 공증인 앞에서 새 유언장을 만들 계획을 이야기한다.
부오조로 변장한 잔니 스끼끼는 부오조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공증인과 증인을 속이고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유산인 저택과 암말 그리고 씨냐의 방앗간의 유산 상속을 잔니 스끼끼에게 한다는 것이다.
유산을 잔니 스끼끼에게 빼앗긴 시모네를 비롯한 도나티 일기는 공증인과 증인 앞에서 피렌체의 무서운 처벌 때문에,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증인이 나가자 거세게 소리를 지르며 항의를 한다. 그러나 이미 부오조의 유산이 잔니 스끼끼 것임을 천명하면서, 잔니 스끼끼는 친척들을 모두 쫓아낸다. 그리고 딸과 딸의 애인인 리누치오는 기쁨을 속삭인다.
주인공 잔니 스끼끼는 관객석을 향해 “여러분, 말씀해 보십시오. 부오조의 돈이 이보다 더 잘 쓰일 수 있겠습니까? 이런 이상한 일 때문에 그들은 저를 지옥으로 보냈습니다. 위대하신 아버지 단테의 허락으로 오늘 저녁에 즐거우셨다면, 여러분께서 정상참작을 해 주십시오”라고 대사를 한 후 막이 내린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의 초연 오페라 ‘잔니 스끼끼’ 포스터. |
호남오페라단의 ‘잔니 스끼끼’에서 시모네역으로 출연한 필자. 필자 제공 |
최철 조선대 초빙교수·문화학박사
편집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