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폭등…한파·폭설…“농사짓기 참 힘드네요”
지난해 폭설에 북극발 한파까지
유류값인상 시설 난방비도 증가
적정온도 못맞춰 생육부진·냉해
“매년 힘들지만 올해 역대 최악”
유류값인상 시설 난방비도 증가
적정온도 못맞춰 생육부진·냉해
“매년 힘들지만 올해 역대 최악”
2023년 01월 26일(목) 15:50 |
지난해보다 유류값이 약 2배 가량 증가한 가운데 최근 불어닥친 북극발 한파로 작물의 생육부진·냉해까지 겹쳐 전남 지역 시설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
담양군에서 딸기를 재배 중인 김성연(48)씨는 곧 수확을 앞둔 딸기밭을 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최근 갑작스레 불어닥친 북극발 한파에 대비하기 위해 평소보다 적정온도를 높게 유지 중인 시설 재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기준 전남 지역 평균 등윳값은 ℓ당 1459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083원)과 비교해 약 35% 오른 가격이다.
이처럼 1년 사이 등윳값이 치솟은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분석된다. 휘발유·경유와 달리 유류세 인하 혜택이 없다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김성연씨는 “보통 딸기 재배의 생육 적정온도는 영상 10~13도다. 아직 겨울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들어간 난방비가 작년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며 “하우스 온도를 높이자니 난방비가 걱정이고 그렇다고 낮추자니 냉해가 걱정이다. 이미 한파로 인해 생육에 지장을 받은 데다 일부는 냉해까지 입어 수확량도 줄어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딸기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1kg당 2만원대가 유지되고 있어 올해 김씨의 소득은 크게 감소했다.
가스를 사용해 난방을 가동하는 농가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도시가스협회 등에 따르면 이달 광주·전남 지역 도시가스 소매요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4% 올랐으며 지역난방 가구에 부과되는 열 사용요금 역시 지난 한 해와 비교해 36% 상승했다.
구례군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고모(52)씨는 “지난 한 해 토마토 농사에만 들어간 유류비가 약 900만원으로 1000만원에 못미쳤는데 올해는 1700만원을 훌쩍 넘겼다”며 “난방비는 고사하고 인력비, 비룟값까지 다 올랐는데 생산이 줄어 소득은 또 그만큼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농사라는 게 매년 어렵지만 토마토 농사를 지어온 12년 동안 올해만큼 힘들고 어려운 해는 처음이다”고 토로했다.
북극발 한파는 한걸음 물러났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겨울과 언제 또 찾아올지 모르는 한파에 김씨를 포함한 시설재배 농가들의 걱정은 깊어지고 있었다.
잦은 한파와 폭설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난방이 필수적이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등윳값 등이 쉽사리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지자체 차원에서의 대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도에서 별도로 농업용 면세유를 지원한 바 있다”며 “올 겨울철 유가는 정부에서 유종별로 기준 가격을 설정해 차액을 지원하는 안을 검토 중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유류값이 약 2배 가량 증가한 가운데 최근 불어닥친 북극발 한파로 작물의 생육부진·냉해까지 겹쳐 전남 지역 시설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지난해보다 유류값이 2배 가량 증가한 가운데 최근 불어닥친 북극발 한파로 작물의 생육부진·냉해까지 겹쳐 전남 지역 시설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지난해보다 유류값이 2배 가량 증가한 가운데 최근 불어닥친 북극발 한파로 작물의 생육부진·냉해까지 겹쳐 전남 지역 시설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글·사진=김은지 기자 eunji.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