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표(74·대동약국 약사) (488/1000)
2023년 01월 01일(일) 15:22
광주사람들 홍원표
“저는 광주 동구 금동사거리에서 1975년부터 지금까지 한자리에서 꾸준히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홍원표 약사입니다.

벌써 45년 넘게 약국을 하다 보니 주민들에게 도움받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걸 보답한다는 의미에서 공공심야약국을 하게 됐는데. 주민들도 고마워하고 저도 손님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서 즐겁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벽 1시까지 하는 다른 공공심야약국과는 달리 대동약국은 새벽 2시까지 운영합니다. 새벽 1시 이후에도 약국을 찾는 손님들이 많기 때문인데요. 종종 새벽에 약국을 이용하신 분들이 ‘늦게까지 열어줘서 고맙다’며 피로회복제, 과일 등을 주고 가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오히려 제가 손님들께 감사함을 느낍니다.

동구청, 동사무소 등 관계 기관에 많이 협조하고 봉사했다는 의미를 가진 ‘자랑스러운 동구민상’을 받았는데, 우리 주민들이 주는 최고의 상이라고 생각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또 심야 약국을 오래 운영해 시민들의 새벽 건강을 책임진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약사회 대상을 받은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봉사는 약사의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의 열매 등 복지 공동체에서 지역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앞장서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라는 단체에도 5년 동안 꾸준히 후원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단체·기관을 가리지 않고 도움을 청하면 거절하지 않고 응하고 있습니다.

약사 인생 중 잊을 수 없는 기억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을 때입니다. 이곳이 당시 전남도청과 가까워서 많은 군인, 시민들이 거쳐 갔습니다. 그래서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도 시민들이 치료 물품이나 상비약 등을 찾는 일이 많아 약국 문을 닫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약을 단 하나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분명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 시기를 버텨냈습니다.

대동약국은 365일 새벽 2시까지 문을 엽니다. 시민 여러분들이 혹시 밤늦게 필요한 약이 있다면 미리 전화를 주고 방문해주십시오. 제가 언제든 그 약을 준비해놓고 있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에게 필요한 동반자가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