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컵 NO… '다회용 컵·실리콘 빨대' 대체
광주 소상공 카페 15곳 2주간 일회용품사용 근절 시도||광주자원순환협의체 등 참여||"카페업계 다회용기 확산 기대”||"소상공 카페별 맞춤형 지원을”
2022년 12월 26일(월) 10:21
박미자 광주 북구 리틀펀트키즈카페 대표가 광주자원순환협의체로 부터 수령받은 다횡용 컵과 스텐·실리콘재질 빨대를 사용 손님들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환경부의 일회용품규제 확대에 발맞춰 광주지역 소상공 카페들이 일회용품 사용 근절에 나섰다.

광주 북구 리틀펀트키즈카페 등 총 15곳 소규모·개인 카페들이다.

지난 14일부터 광주자원순환협의체가 주관한 '일회용품 줄이는 카페 실험'에 동참,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컵·빨대·젓는 막대 등을 사용하지 않고 다회용 빨대·컵을 사용하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카페업계의 일회용품사용 근절과 다회용기 사용 확산을 위해 지자체의 맞춤형 행·재정적 지원과 텀블러사용 시 할인 금액 인상안 도입을 조언했다.

● 광주 소상공 15곳 카페 일회용품 감축 움직임

"지난달 24일부터 환경부가 일회용품규제를 확대했습니다. 계도기간이지만 미래세대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참여하게 됐습니다."

광주 북구 설죽로 리틀펀트키즈 카페(대표 박미자).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들에게 주문받은 커피 음료를 제공하기 위해 커피원두를 가는 소리가 매장 안을 가득 메웠다.

원두를 가는 기계 한편에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대신 다회용 빨대·컵이 눈에 띈다.

지난 14일부터 광주자원순환협의체의 '일회용품 줄이는 카페 실험'에 참여한 키즈카페다.

키즈카페에서는 지난14~28일까지 환경부가 규제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빨대·젓는 막대 등을 손님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대신, 광주자원순환협의체로 부터 수령받은 다회용 컵과 스텐·실리콘재질 빨대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며 운영하고 있다.

키즈 카페가 실험에 참여한 이유는 플라스틱 일회용 쓰레기들을 감축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실험 전에는 플라스틱 빨대·컵과 나무젓가락을 사용하고 있어 1주일 기준 70ℓ종량제 봉투 2장을 구입, 1만4000원이 지출됐다. 나무젓가락이 종량제봉투에 튀어나와 종량제봉투를 재구입하기 일쑤여서 봉투 구입비가 제일 부담이었다"며 "봉투구입비와 일회용 쓰레기를 줄여보고자 실험을 시작했더니 동일기간 70ℓ종량제 봉투 1장(7000원)만 구입해 사용해도 충분했다. 종량제봉투 1장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은 일회용품쓰레기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증표인 셈이다"고 설명했다.

키즈 카페는 플라스틱 일회용 쓰레기 감축에 이어 어른세대들의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자제도 유도하고 있다.

자녀와 동반 입장한 부모들이 텀블러를 지참해 음료를 주문할 경우 입장료(2000원) 50%를 할인해주고 있다.

박 대표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텀블러 할인을 추진했을 때 참여율이 저조할까 걱정스러웠다"며 "걱정과는 달리 대평 프랜차이즈 카페의 경우 텀블러를 지참해도 100~200원 밖에 할인을 안 해주는데 1000원을 할인해준다는 점 때문에 호평이 이어져 텀블러를 지참한 부모가 절반가량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즈 카페는 2주간의 실험이 끝나도 일회용품 사용 근절을 이어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2017년부터 북구주민자치회 간사로 활동, 환경에 관심을 갖고 동네쓰레기 투기 근절 등을 위해 앞장서왔다"며 "실험이 끝나도 카페 내 다회용 빨대·컵을 지속 사용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2주간 실험에는 리틀펀트키즈카페 외 광주 소상공 카페 15곳이 참여했다.

15곳 카페는 △동구·물고기커피로스터스·서정적·에이디샵·카페벨벳·커피한잔 △서구·보야져스·카페이국·컨트롤러스 △남구·수박등15 △북구·레스트카페·슬로우시티·카페소브 △광산구·스타롱·오니유 등이다.

●카페업계 일회용품 사용 근절 기대

광주자원순환협의체가 2주간 실험을 한 이유는 카페 내 일회용품사용 근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김싱싱 광주자원순환협의체 담당관은 "지난 11월부터 환경부가 일회용품사용규제를 확대했으나 1년간 계도기간을 설정, 사실상 규제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광주자원순환협의체 20여명이 지난달 24~30일 개인 카페 60곳을 대상으로 카페 내 일회용품 사용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85% 이상 매장 내에서 여전히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었다"며 "카페업계의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는 실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주간의 실험을 하게 됐다"고 했다.

광주자원순환협의체는 이번 실험을 통해 카페업계 일회용품감축 실천과 다회용기 사용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담당관은 "카페업주에 매장 내 일회용품사용을 근절하고 다회용품 사용이 일상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주간의 실험에 참여한 카페들이 다회용 빨대·컵 등을 사용함에 따른 효과를 전파함으로써 카페들의 다회용기 사용문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자원순환협의체는 광주 지역 생활폐기물 감축을 목표로 민·관 전문가들이 모여 쓰레기감량, 재활용 활성화 및 녹색소비 확산을 위한 자원순환 정책과 시민 실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광주자원순환협의체는 카페업계의 다회용기 사용문화 안착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낙선 광주자원순환협의체 위원장은 "광주 관내 카페업계의 다회용기 사용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활동·정책을 제안, 지속가능한 광주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 카페별 맞춤 행재정 지원을

광주 북구 리틀펀트키즈카페가 지난14일 부터 28일까지 2주간 환경부가 규제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빨대·젓는 막대 등을 손님들에게 제공하지 않고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을 토대로 카페업계 다회용기 사용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지자체 지원을 촉구했다.

허승희 녹색소비자연대 소장은 "대기업 카페의 경우 환경규제에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소상공 개인 카페의 경우 장기적인 코로나19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경우가 태반이다. 소상공 카페의 경우 환경규제를 인지하고 있으나 초기 비용부담, 어떤 재질의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지 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지자체가 나서 소상공인들에게 손실보장금을 지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일방적인 규제로 옥죄기보다 소상공인 카페별 맞춤형 행재정적 제도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 이용자들이 쉽게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나갈 수 있도록 텀블러 사용시 할인금액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국장은 "카페에서 일회용품사용을 줄여 보자는 취지로 일회용 컵보증금제가 세종과 제주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실효성 논란이 거론되고 있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의 경우 텀블러 사용 시 100~300원 할인을 해주고 있다. 지자체가 일정 부분 지원해 텀블러사용 시 할인 금액을 올리는 방법도 고민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광주자원순환협의체의 '일회용품 줄이는 카페 실험'에 참여한 광주 북구 리틀펀트키즈카페(대표 박미자).

글·사진=조진용 기자

조진용 기자 jinyong.ch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