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06일(화) 16:31 |
순천시가 관내 읍·면 476개 모든 마을에 초고속인터넷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
순천시 별량면 주민들이 얼마 전 개통된 '농어촌 초고속 인터넷'으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있다.
농어촌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농장 홍보·판매뿐만 아니라 스마트팜 시설과 연결시켜 자동화를 구현했으며, 농작물 절도를 감시하는 CCTV까지 연동돼 최적의 환경이 완성된 덕이다.
순천시는 관내 읍·면 476개 모든 마을에 초고속인터넷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도심지역과 마찬가지로 빠르고 끊김 없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도·농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다.
●과기정통부-지자체-통신3사와 공동협력
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은 '농어촌 통신망 고도화'로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통신사업자가 각각 2:2:6의 비율로 비용을 분담하여 추진해 오고 있다.
2022년 순천시의 경우 총 사업비 약 5억여원을 국비 1억원, 시·도비 1억원, 통신사 3억원으로 분담하여 21개 마을에 초고속인터넷 시설을 구축했다.
사실 통신회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수익성이 낮은 농어촌에 대한 투자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지자체와 손잡고 통신 3사(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에 구축비용을 지원하여 올해까지 전국 1300개 마을에 초고속인터넷을 구축해 왔다. 사업의 주 내용은 광케이블과 통신주 등 설비를 마을 인입구간까지 구축하는 것으로 사업이 완료되면 각 가구는 해당 통신사에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하여 이용하는 구조다.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초고속인터넷
과기정통부는 이미 2019년부터 초고속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지정했다. 이에 통신사는 주민이 원할 경우 초고속인터넷을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지만, 통신주가 설치되지 않은 산간벽지의 경우 가입자와 통신사가 설치비용을 분담해야 해 주민부담으로 작용했다.
순천시 여러 농가는 초고속인터넷을 위해 통신사에 요청했으나 통신주 여러 개를 설치해야 하는 비용으로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요구받아 고심에 빠졌다. 그러던 와중 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개인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순천시는 관내 1읍·10면 476개 마을 약 4만 명의 주민이 초고속인터넷을 보편적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통신사는 농어촌 주민을 대상으로 당장 통신서비스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정부와 지자체 지원을 받아 전국 구석구석까지 광케이블 인프라를 구축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산간벽지까지 5G 전국망을 구축하고 4G(LTE) 품질을 향상하는데 광케이블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목표는 인터넷 사각지대 '제로'
순천시는 당장 초고속인터넷 구축이 어려운 지역의 가구를 대상으로 이동통신 기술(4G)을 탑재한 'LTE라우터'를 무상으로 임대하여 임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격오지 단독가구나 소규모 귀촌가구가 대상이며 대부분 마을에서 떨어진 곳으로 전기와 차량진입은 가능하나 유선통신망이 없는 곳이다. 올해 9월 첫 번째로 5가구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하여 서비스를 시작했고 12월 현재 총 20가구에 이른다.
그중 순천시 월등면 산간지역에서 산양삼을 재배하는 한 농가는 잦은 도난으로 피해를 당해 밭 전체에 CCTV를 설치하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활용해 원격으로 감시를 하려면 초고속인터넷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통신사에 요청을 하였으나 어렵다는 답변을 받아, 순천시에 초고속인터넷 시설 구축 지원을 신청하고, 우선 임시장비를 지원받았다. 시의 도움으로 고가의 농작물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LTE라우터는 휴대폰 이동통신 기술과 WiFi를 결합한 장비로 전송속도와 응답시간이 유선에 비해 좀 느리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웹서핑과 동영상시청 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광케이블 유선인터넷 시설이 구축되기 전까지 사용하는 임시적 서비스로서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용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내년에는 100개 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도농 간 정보 격차 해소,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
순천시는 정부·지자체·통신사의 협력을 통한 초고속인터넷 커버리지 확대로 농어촌 주민이 인터넷상거래, 원격교육, 영상회의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며 디지털 포용사회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정보격차는 삶의 질 전반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모든 거주 지역에 인터넷 커버리지 구축이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농어촌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귀농과 귀촌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순천은 제1호 국가정원을 조성한 명품도시로 인정받고 있는 곳으로 예비 귀촌인들의 관심이 많은 곳이다.
이제는 거주의 필수조건이 되어버린 초고속인터넷 시설이 농어촌 구석구석에 준비되어야만 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후 비대면 사회가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인터넷은 거의 모든 인구의 기본적인 사항이 되었다.
순천시 관계자는 "순천은 내년부터 공공와이파이를 도심지역에서 농어촌 마을회관과 경로당까지 확대 구축하고, 초고속인터넷은 큰 마을 중심에서 소규모마을·단독가구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며 "'주민·통신사·시'가 고속인터넷 시설 구축비를 분담하는 순천의 특화된 협력형 모델을 발굴하는 등 유·무선 공공통신 서비스가 시 전역에서 제공될 수 있도록 과감한 노력과 투자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