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특별전' 부에노스아이레스서 열린다
광주비엔날레 ‘가까운 미래의 신화’||내달 2일부터 아르헨티나서 전시||임흥순 등 한국·현지 작가들 참여||‘민주‧인권‧평화’ 가치 공유의 장
2022년 11월 23일(수) 16:02
임흥순 작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20년 시작된 5·18 특별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전시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아르헨티나 수교 60주년을 맞은 해에 열려 더욱 뜻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광주비엔날레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의 일환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오는 12월2일부터 2023년 3월5일까지 전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전시 주제 '가까운 미래의 신화'(Myths of the Near Future)는 영국 작가 J.G.발라드의 단편소설 '근미래 신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현대미술관 선임 큐레이터 하비에르 빌라와 미술사학자이자 전시기획자 소피아 듀런이 기획했다.

전시는 특정한 역사적 사건들에 의해 시간이 재창조 된 한국과 아르헨티나에 관한 이야기를 다층적인 시각 언어로 형상화한다. 특히 전시가 열리는 '파크 드 라 메모리아'는 국가 주도의 테러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공원으로, 증언과 성찰의 공간으로서 전시 기획과 맞닿으면서 장소특정적 맥락과 시각예술을 미학적·다층적으로 결합시킨다.

전시에는 4명의 한국 작가들과 4명의 아르헨티나 작가들이 참여한다. 이들 작품은 허구와 시를 이용해 순환하는 시간 속으로 들어가 자국의 역사를 돌아봄으로써 그 역사의 표면을 탐구한다. 작가들은 1960년대 후반의 군 소재 영화들, 한국의 오래된 민중가요들, 잊혀진 공예 기법들, 방치됐던 자료들, 무속 의식 등 비극과 폭력을 목격한 사람들과 사물을 적극적이면서 시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다.

영화 감독이자 작가인 임흥순은 아르헨티나와 광주를 잇는 워크숍을 진행해 사람들의 이야기와 인터뷰, 기록으로부터 출발해 과거가 우리에게 미치는 다양한 형태의 영향을 영상 설치 작업 '좋은 빛 좋은 공기'를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루크레시아 리온티의 설치 작업 '피부 학교'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다룬 자수 및 섬유 작업 시리즈로, 과거의 역사가 어떻게 지금까지 집단과 개인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형성해왔는지 묻는다.

아구스티나 트리켈의 '다른 시간'은 사진·동영상과 지식의 생산, 그 메커니즘과 장치, 상상과 경험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다.

에두아르도 몰리나리의 '철 산'은 국가 테러와 현대 사회 속 식민지적 뿌리를 파헤치고, 제도적 폭력성, 구조적 사회·경제 불평등 사이의 숨겨진 관계를 추적한다.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의 비주얼 만화 작업 '상상의 끝'은 파크 드 라 메모리아에서 실물 작업으로 실현될 예정이다.

최윤과 이민휘의 여섯 개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이뤄진 비디오 작품 '오염된 혀'는 극단적 이념으로부터 비롯한 폭력을 현대적으로 구체화하며 그것으로부터 비롯된 왜곡된 역사적 서사를 나타낸다.

파트타임 스위트는 '사람들, 다음 사람들'을 통해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간극과 한때는 냉전 이데올로기를 규탄하던 사회적 저항의 도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신자유주의의 사회적 통제를 돕는 도구로 변모해왔는지 조명한다.

홍영인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발견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안무 동작을 재현하고 실현하는 작업인 '5100:오각형'을 전시 개막일에 선보인다.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타이베이, 서울, 쾰른, 광주에서 진행됐으며, 올해에는 베니스를 거쳐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확장되면서 '광주정신'에 기반한 민주·인권·평화의 메시지를 발신하면서 연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베니스에서는 지난 4월 20일 개막한 5·18 특별전 '꽃 핀 쪽으로'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펼쳐진다.

루크레시아 리온티 작

아구스티나 트리켈 작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 작

에두아르도 몰리나리 작

최윤과 이민휘 작

파트타임 스위트 작

홍영인 작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