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진철주> 직장 내 세대갈등, 소통으로 극복하기
진철주 LX한국국토정보공사 무안지사장
2022년 11월 24일(목) 12:52
진철주 무안지사장
B.C.1700년 수메르 점토판에는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다"라는 글이 쓰여 있다고 한다. 이는 세대 간의 갈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는 걸 시사한다.

2022년 현재 급속히 변하는 시대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MZ세대란 1981년과 2010년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말하며, 1980년과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에 태어난 Z세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자신만의 개성과 재미를 추구하고 자유롭게 생각하면서 사생활을 존중받기를 원한다. 이런 MZ세대가 20대에 진입하며 직장 내 세대 갈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후배들은 상사의 생각과 논리를 "권위주의적이다, 강압적이다, 딱딱하다"라고 여기고, 기성세대는 "이해하기 어려운, 자기중심적인 후배"라고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갈등의 원인은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서 온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에 최근 몇 년 새 대거 입사한 MZ세대들은 조직에 역동성과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LX공사에서 30년 넘게 일해 온 소위 '꼰대'이자 기성세대 대표로서 직장 선후배가 마음을 툭 터놓는 직장 내 소통 행사인 '툭, 톡(talk) 간담회'에 참여했다.

2시간이 넘는 열띤 이야기 끝에 발견한 사실은 놀랍게도 기성세대든 MZ세대든 소통에 많은 갈증을 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 갈증은 '상대방이 소통하기 어려워한다'라는 공통된 오해와 고민에서 비롯된다.

선배 세대는 젊은 세대들의 소통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 익숙한 나머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게 이야기할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후배 직원들은 선배들이 이야기를 해도 어차피 잘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앞선 나머지 결국 입을 다물고 만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이 행복한 회사생활의 중요한 열쇠라는 점에는 참여자 전원이 동의했다. 소통에 대한 갈증은 세대 간의 갈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희망의 열쇠가 될 것이다.

다행히 아름다운 신호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 조직문화 혁신에 적극적이며, 세대 간 갈등 해소 노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 역시 청년위원회, 킥오프 회의, 소통 간담회 등 최근 수평적이고 능동적인 소통의 장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무안지사도 이에 발맞춰 자체적으로 'L-CUBE'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매달 직원들과의 소통 시간을 마련했다.

강제적 참여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통해 직무 관련 경험과 노하우 등을 공유하고 평소 질문하기 어려웠던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며 수평적인 소통의 분위기 형성에 힘쓰고 있다.

사회가 다변화되면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 조직 문화는 좀 더 유연하고, 포용적이며 수평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화합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다. 서로가 마음을 열고 존중하며 대화한다면 충분히 그 희망이 현실로 바뀔 것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