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습지에서 보낸 15년의 사진 기록
2022년 11월 10일(목) 16:03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소동 제공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

황헌만 | 소동 | 3만5000원

다큐멘터리 사진가 황헌만이 쓴 '습지 새들의 안부를 묻다'는 교하습지에서 저자가 보낸 15년의 사진 기록이다.

습지에는 지구상의 생물 중 약 2%가 살고 있고 해양생물의 약 60%가 산란하거나 서식한다. 오랜 세월 동안 쌓인 많은 양의 퇴적물은 수생식물이 대규모로 자랄 수 있게 만드는 여건이 되고 이 같은 환경은 절지동물, 양서류, 파충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의 먹이사슬로 이어진다.

저자는 한강의 마지막 지류인 공릉천 하류(교하강) 습지를 찾아 우리가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에 관해 이야기 한다. 자연이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갖고, 강한 힘을 갖는가를 보여주고 무분별한 개발 앞에서 자연이 어떻게 무력해 지는가에 대해서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책에는 60여 종의 새들과 함께 봄~가을 농부들의 농사 모습, 강을 건너는 고라니, 가을~겨울 갈대와 버드나무, 새들의 파티장인 습지 풍경이 따뜻한 시선의 사진으로 포착되어 있다. 왕우렁이, 줄베짱이, 말똥게, 펄콩게, 삵, 너구리, 고라니, 메뚜기, 미꾸라지 등도 등장한다.

"한강, 임진강, DMZ와 만나는 교하습지를 더 많은 사람이 기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황헌만 작가는 '임진강'을 비롯해 많은 생태사진 작업과 출판을 해왔다. 사라지는 풍경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새들의 안부를 묻고, 교하습지를 기억해 주길 바라는 작가를 응원한다.

이용환 기자 y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