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도 이태원 애도 물결… 대형 행사 줄인다
'코세페' 개막식 없이 오늘부터 시작||대형마트 등 각종 이벤트 축소·취소||신세계, 반년 준비한 ‘쓱데이’ 중단||마케팅 자제·조용한 분위기속 진행
2022년 10월 31일(월) 17:19
31일 오전 광주 동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 게시됐던 할로윈 프로모션 상품 사진들이 모두 제거돼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태원 참사로 할로윈 관련 프로모션과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유통업계가 이태원 참사 애도 물결에 동참, 대규모 할인이나 행사를 전면 취소하거나 축소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유통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개막식과 지역 이벤트 행사 없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2022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는 이날 대규모 퍼레이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개막식 행사를 취소하고 1일부터 조용히 보름간의 일정을 시작한다.

코세페는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 전통시장 등이 참여해 식료품과 생필품 등을 대규모로 할인하는 국내 최대 쇼핑행사 중 하나로,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300개사 이상의 유통·제조·서비스업체가 참여한다.

이태원 참사 이후 곧바로 개막식을 취소하고 전날까지 주간 행사 진행여부 등을 고민한 결과 국가적 애도 분위기에 맞지 않는 지역축제 등 행사는 일제히 취소하고 각 업체와 함께 개최할 예정이었던 할인전 등만 진행키로 했다.

먼저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은 밥상물가 안정과 소비 심리 회복을 위해 대형 유통·제조사들이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슈퍼위캔'이 진행된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유통 등 대형마트와 신세계, 현대, 롯데, AK, 갤러리아 등 백화점 업계는 이 기간 자체 기획·사은 행사를 마련하고 신선·가공식품을 비롯한 생필품을 초특가 할인 판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은 이날 각각 예정됐던 '쓱데이' 개최를 취소하고 '롯키데이' 관련 홍보를 전면 중단할 것을 발표하는 등 할인행사 취소, 축소에 나섰다.

쓱데이는 1년에 한 번 이마트, SSG닷컴 등 신세계그룹 온·오프라인 전 계열사가 참여해 대규모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그룹 최대 이벤트다.

지난 4월부터 6개월간 TF팀까지 구성해 행사를 준비해왔지만,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 프로모션을 정상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애도 기간 할인 행사 대신 모든 사업장에 대한 안전 점검에 집중하고 내달 중순 예정된 이마트 창립 행사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미 롯키데이와 관련한 행사를 진행해 온 만큼 소비자들의 혼선을 막기 위해 가격 할인은 유지하되, 관련 홍보와 벨리곰 이벤트를 중단하는 등 마케팅 활동은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대형 유통기업들이 할인행사 취소, 축소에 나선만큼 앞으로 더 많은 업체들이 행사 참여 여부나 참여 규모 등을 재논의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까지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오텍캐리어가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을 최대 25∼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키로 했으며, 김장철을 맞아 10일부터 내달 7일까지는 전국 2200여개 하나로마트 매장에서 산지 직송 김장 채소와 김장용품을 할인 판매할 계획이다.

최대 1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온누리상품권의 구매 한도는 월 최대 100만원까지 확대되며 한우를 최대 30%까지 할인하는 '대한민국 한우 먹는 날'은 1일부터 11일까지, 수산물을 50%까지 할인하는 '코리아수산페스타'는 이날부터 1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민간이 자율로 참여하는 행사인 만큼 이태원 참사로 인해 일정과 내용 등이 계획과는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사무국도 국민적 애도 기간을 감안해 최대한 차분하고 조용히 이번 행사를 치르려고 한다"고 전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