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의 큐레이터 노트 36> 현대미술, 인류 미래 위해 지속가능성 확장해야
기후 위기, 예술의 환경
2022년 10월 30일(일) 17:15

'저스트스톱오일' 활동가들이 반고흐 '해바라기' 작품에 토마토 수프를 끼얹는 시위를 했다_2022년

최근 빈센트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환경단체 활동가들로부터 테러를 당하고, 뒤이어 는 지난 23일 독일 포츠담의 바르베리니 미술관에서 독일 기후 환경단체 '라스트 제너레이션' 소속 일원 2명이 작품 위에 으깬 감자를 부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이 감자를 투척한 작품은 클로드 모네의 <건초더미>는 지난 2019년 1억1천1백만 달러(한화 약 1천5백95억 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우리는 기후 재앙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토마토 수프나 으깬 감자가 그림에 묻는 것"이라며, "과학이 2050년이면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우리는 두렵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들은 "만일 그림에 토마토 수프나 으깬 감자를 끼얹는 것으로 화석 연료 사용 과정이 우리를 죽인다는 사실을 사회에 상기시킬 수 있다면, 우리는 으깬 감자를 그림에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사건 직후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다행히 해당 작품은 유리 액자에 둘러싸여 손상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세계적인 예술 작품이 연이어 공격당한 탓에 전 세계 미술관계자 및 예술가의 팬들의 우려가 적잖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들에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를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활동하는 환경 운동가들의 시위가 다소 격해지고 있는 배경에 있고, 작품이 유명 할수록 언론과 사람들의 관심과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국가의 문화 자산의 예술 작품을 훼손하는 것이 오히려 환경 운동단체들의 순수한 의도를 훼손시킨다는 일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광주이강하미술관 옥수수 전분가루 재생지를 사용한 전시 포스터_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예술실천 워크숍 포스터_2022년

코로나 이전의 공공 미술관 전시는 미학적 결과나 미술 생태계에서의 파급효과, 관람객 수와 만족도 성과/실적 등으로만 평가하고, 그것이 만들어지기까지와 그 밖의 환경적 영향에는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자연 환경과 인간, 밀접한 기후변화 문제가 전 지구적으로 중요해진 화두로 등장한다. 특히 미술 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관점과 태도로 이 문제를 관철해야 하는가. 어떻게 판단하고 무엇을 시대적 담론화해야 하는가라는 공통의 질문을 던진다.

얼마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 한 다원예술 2022년 «미술관-탄소-프로젝트»는 오늘날 현대 미술이 기후변화라는 인류세에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는 성찰적인 워크숍 프로그램으로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오고갔다. 담론의 안에는 기후 변화나 탄소배출량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인류세-기후 변화와 탄소배출량 등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긴 하지만, 거대하고 복잡해서 파악할 수 없는 "인류 전체와 연관된 복합적인 문제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라는 점이었다.

부산현대미술관 전시장에 한켠에 전시돼 있는 철거 폐기물들_2021년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장 입구_2021년

해외 영국, 미국, 독일 미술관의 경우 GHG 프로토콜에 의거한 탄소 배출량 산정과 탄소 저감·상쇄를 위한 연구와 실천들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영국 테이트 미술관은 2019년 7월, 내부적으로 기후·상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세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예술 기관'이 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2023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50%(2007~08년 대비) 줄이고, 2030년까지 넷 제로(Net Zero·탄소 중립)한다는 목표 아래, 재생에너지 전기 100% 사용 및 태양광 패널 330개 설치 △2019~2020년 직원 출장 44% 감소(2013~14년 대비) △LED조명으로 교체 △미술품 보관·운송 방식 혁신 △폐기물 75% 재사용 및 재활용 등을 실천을 목표로 꾸준한 연구와 실천을 도모한다는 언론의 결과도 제시되었다.

현재의 미술 전시는 상황을 비판적 관점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와 관련한 논쟁에 대해 몇 가지를 주장들이 떠오르고 있다. 공공 기관 및 미술관의 지속 가능성한 문제들을 촉진하기 위한 명쾌한 답을 찾기 어렵다는 지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전시는 철저하기보다는 다소 제안적 의미에서 예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반과 사고를 확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것이다. 최근의 구현된 미술관 전시들의 환경에 대한 예술적 접근뿐만 아니라, 과학적 지식과 사회 활동, 오랜 시간 동안의 연구 된 우호적인 이론적 협력 그러나 모든 것을 고려하고 대입할 수 없다는 반대의 지점이 공존한다. 현재에는 도출되지 않는 무형적 가능성의 변화와 인식을 끌어내야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동시에 사회적으로 적합한 행동을 촉구하기 위한 실천은 공공적 예술 및 문화계 뿐 만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가 인류 공동체의 진보와 노력을 함께 고민하는 지속적인 회복의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선 광주 남구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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