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효 감독 "강등되지 않는 강팀 이미지로 바꿀 것"
광주FC 1년 만의 K리그1 승격 ||내년 K리그1 목표는 상위 스플릿 ||기존 전술 탈피·공간활용 극대화 ||2라운드 대전 승리 후에 자신감 ||이건희·하승운 기량 성장 도움
2022년 09월 28일(수) 17:44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지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2 2022 안산 그리너스와의 41라운드 홈 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광주FC 이정효 감독이 지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2 2022 안산 그리너스와의 41라운드 홈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둔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올시즌 K리그2 우승과 함께 승격을 이끈 광주FC 이정효(46) 감독이 '광주를 강팀 이미지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감독은 28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가진 전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을 했지만 광주는 강등도 3번이나 당한 팀이다. 이제 우리는 K리그1에서 강등 1순위가 될 것이다"며 "광주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 K리그1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강팀으로 변모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내년 시즌 목표는 K리그1 상위 스플릿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다. 이를 위해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구단 측에 요구했다.

그는 "나상호, 엄원상 같은 광주의 좋은 유스 선수들이 타 구단으로 이적하지 않았으면 강팀이 됐을 것이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이적 안한다"며 "대구와 강원 등 K리그1에서 경쟁을 이어가는 시민구단 처럼 시설, 예산 지원이 조금 더 이뤄지고 좋은 선수 영입도 이어지면 상위 스플릿과 ACL 진출이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선수들은 올시즌 노력해서 결과물을 보여줬다. 이제는 구단과 광주시가 노력해서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광주가 변하려면 선수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클럽하우스와 잔디 운동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는 전용구장 내 숙소와 라커룸, 트레이닝 시설 등을 둔 클럽하우스를 지난해 7월 구축했다. 하지만 훈련할 수 있는 천연잔디구장이 축구전용구장과 월드컵경기장, 광주축구센터 등 3면 뿐이다. 하루를 사용하면 하루는 관리를 위해 사용할 수 없는 천연잔디구장 특성상 정상적인 훈련을 위해선 천연잔디구장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주장이다. 전북과 강원, 대구 등은 훈련할 수 있는 천연잔디구장이 8면이다.

이 감독은 올시즌 우승의 공을 모두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 감독의 축구는 공간 활용을 통한 공격지향적인 축구다. 이를 위해 선수들의 포지션 파괴 운영이 필요했고 선수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코치 생활 7년 동안 감독 기회가 오면 어떤 축구를 할까 많은 생각을 하며 준비했다. 나는 국가대표 경력도 없고 무명선수였기 때문에 감독이 되면 '무조건 잘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간 활용 축구를 생각하게 됐고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앞 선수가 나가면 뒤에 있는 선수가 공간을 메워주는 식의 유기적인 플레이의 공격 축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며 "선수들이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이해하고 잘 따라왔고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존 축구와 다른 방식의 축구를 원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것이다.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려면 힘들었을 텐데 선수들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이 우승 자신감을 느끼게 한 경기는 지난 2월 27일 대전과의 2라운드다. 이 경기 승리가 선두권 도약의 계기가 됐다.

그는 "김포FC와의 개막전을 패배했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강팀인 대전과의 2라운드에서 우리 축구를 다 보여주며 2-0 승리를 거둘 때 우승 자신감을 확신할 수 있었다"고 귀뜸했다.

이 감독은 지난 3일 김포와의 37라운드 홈 경기를 베스트 경기로 꼽았다. 광주는 이날 0-1로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에 아론과 이건희의 연속 극장골로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그는 "김포와 38라운드는 우리가 근성있는 축구를 보여준 경기였다. 이 경기 승리로 9월에 우승할 수 있겠구나 하는 확신이 섰다. 감독으로서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가장 급성장한 선수로 이건희와 하승운을 지목했다. 이건희는 올시즌 13경기 출전해 5골 1도움을, 하승운은 27경기 2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는 "이건희와 하승운이 시즌 개막 전과 비교해 기량이 많이 성장했다. 이건희는 중요한 경기에서 많은 경기를 해줬다. 8월 20일 서울이랜드전 4-0 승리때 어려운 순간에 해결해 줬고 이달 3일 김포전때도 골을 넣어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하승운은 교체 투입돼 많이 뛰면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고 추켜 세웠다.

이 감독은 아낌없이 지원과 응원해준 구단 프런트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사무처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내년 시즌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