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불자 23살 염경선 유공자는 누구
당시 화순과 광주 오갔던 평범한 직장인||1980년 5월 24일 이후 행적 확인 안 돼||5·18민주묘지 유골 없이 비석만 덩그러니
2022년 09월 28일(수) 17:30 |
염경선 유공자. 유가족 제공 |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지난 2019년 12월 옛 광주교도소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유골의 유전자 분석을 하던 중 유골 1기의 유전자 정보가 염 유공자의 여동생과 99.9% 확률로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교차 분석 등을 통해 해당 유골이 염 유공자임을 확정했다.
염 유공자는 1957년 5월6일 화순에서 태어나 고향과 광주를 오가던 중, 5·18 항쟁이 벌어지던 1980년 5월24일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는 당시 광주 충장로의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염 유공자의 가족들 또한 "1980년 4월 초파일에 할머니에게 인사를 드리고 광주에 간 게 마지막 모습"이라고 했다.
이후 5·18 행방불명자로 인정받은 염 유공자는 '국립 5·18 민주묘지 행방불명자 묘역'에 묘비가 세워졌다. 묘지 번호는 19역 10-22번으로, 시신이 없는 가묘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최근 그의 유골이 발굴되면서 이곳에 봉분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 5·18 민주묘지 관계자는 "염 유공자의 묘는 그간 유해뿐만 아니라 사진 조차 없어 비석과 유영보관소에 무궁화만 새겨져 있었다. 이번 (옛 광주교도소 터) 발굴에서 그를 찾은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유해·사진 등이 민주묘지로 전해진다면, 염 유공자의 영령을 더욱 기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난 27일 염 유공자의 여동생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광주 북구 망월동 5·18민주묘지에 우리 오빠 묫자리도 없고 비석만 있는데 얼마나 가슴이 아팠던지…이제 찾았으니깐 장례도 다시 치러줘야 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정성현 기자 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