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민심 못읽는 여당의 쇼핑몰 왜곡
최황지 정치부 기자
2022년 09월 06일(화) 16:20 |
최황지 기자 |
"광주 시민단체와 민주당이 복합쇼핑몰 유치를 방해한다면, 저희는 투자의사를 밝힌 기업을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경청하겠다."
권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일부다. 더불어민주당과 지역 시민단체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반대하는 것처럼 묘사됐으며, 이런 반대 때문에 투자를 밝힌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적었다.
'광주 복합쇼핑몰' 이슈에 관심이 좀 있다면 권 원내대표의 논리에 허술함이 보일 것이다.
현재 광주 내부에선 복합쇼핑몰 유치에 대한 여론 형성은 충분히 합의 과정에 도달했다. 현대백화점, 신세계, 롯데 등 대형 유통 3사가 광주에 추진의사를 밝혔고 광주시와 지역 정치권은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을 하기 위한 노력이 현재의 움직임이다.
지역 사정과 괴리된 권 원내대표의 메시지는 기획의 실패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만들지 못해서 일어난 말실수고, 집권여당 수장이 지역 민심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반증이 됐다.
국민의힘 내부에 광주·전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통 창구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서진전략', '호남동행' 구호 속, 국민의힘과 호남의 연결고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당내 호남 정치력은 열세고 거대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중앙 정치인마저 호남 민심을 듣지 않는다.
이준석 전 당대표 체제 전환 이후 호남은 정치적으로 방치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타고난 개인기로 지역 대학생과 자주 만나는 등 지역민과 소통 폭을 넓혀왔다. 그는 호남 정치에 대한 도전 정신, 당대표로서의 사명감 등을 설명하며 광주·전남에서 진정성을 보여왔다. 이 전 대표를 열렬히 지지하진 않더라도 그의 광주 방문에 응원을 보태는 지역민도 적지 않았다.
현재의 국민의힘을 보니, 중앙에 광주 상황 하나 제대로 설명할 이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윤석열 정부가 내건 국민 대통합의 길에 호남도 있다. 분열 대신 통합의 관점에서 호남 발전 방안을 마련해달라. 광주는 복합쇼핑몰뿐 아니라 인공지능, 미래차 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