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게 광주란
김해나 정치부 기자
2022년 09월 05일(월) 13:18 |
김해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았다.
당 대표 취임 후 첫 지역 행보로 '민주당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광주를 찾은 것에 의미를 뒀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대통령선거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첫 방문지로도 광주를 택한 바 있다.
그는 광주에서 '더 나은 민주당 만들기' 첫 미팅과 최고위원 회의를 주재하는 등 당 대표로서의 첫 행보를 마쳤다.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오월 영령의 넋을 기리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당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도 광주를 방문했다. 첫 광주행이었다.
그 역시 5·18묘지를 찾아 참배했고 광주의 민주화운동을 존중했으며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대선 출마 선언 후 당선까지 총 세 번 광주를 찾았다. 특히 3·9대선의 '뜨거운 감자'인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 삼아 광주·전남 지지세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보수 정당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광주·전남에서 각각 12.72%, 11.44%라는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야의 대표 '정치인'인 이들이 광주를 찾은 '목적'은 무엇일까. 정치인들에게 광주란 어떤 의미일까.
'민주화의 성지', '민주당의 심장·뿌리·텃밭'… 광주를 상징하는 몇 단어다.
광주가 5·18민주화운동으로 민주화를 이끈 사실에는 변함없지만, 정치인이 보는 광주는 '보여주기식' 정치를 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인 것만 같다.
호남의 선택으로 대통령 당선인이 바뀐 현재 여야가 '호남 챙기기'에 나서는 듯 보이지만 '호남 홀대론' 논란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광주는 어떤 의미일까.
수도권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을 찾아 유권자를 만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좋은 자세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들이 지쳐가고 민생이 울고 있는 지금, '보여주기식 지역 찾기'인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당을 불문하고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이는 게 급선무다. '그들'이 광주를 방문해 제시한 공약은 당선을 위한 말장난이 아닌, 지킬 수 있는 것이길 간절히 바라본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