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국비 전쟁… 귀한 몸 된 기재부 출신 영입인사
시 안도걸 재정경제자문 도움||도 박창환 부지사 행보 주목||시들해진 서진정책 돌파구 필요||
2022년 08월 03일(수) 18:26
지난 1일 완도군은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초청해 '한국 재정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직원 대상 특별 강연을 가졌다. 완도군 제공
정부가 내년 예산 편성에 나선 가운데 윤석열 정부와의 소통 창구가 부족한 광주·전남에서 기획재정부 출신 영입인사가 '귀하신 몸'이 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국민의힘 내부 갈등으로 인한 서진정책이 시들해지면서 기재부 출신 인사들의 국비확보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최근 전 기재부 제2차관인 안도걸 재정경제자문위원은 청내에서 특별강연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안 위원은 국비 확보를 위한 전략과 대응 방안 등을 강의했다.

광주시는 기재부 출신 고위관료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호남 출신 대표적 재정통'인 안 전 차관을 재정경제자문위원으로 선임했다.

이에 안 위원은 막후에서 광주시 실·국장의 멘토 역할을 하며 후방 지원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은 광주뿐만 아니라 전남의 여러 시·군을 돌며 활약하고 있다. 완도, 순천, 장흥 등 각 지자체를 방문해 국가 재정 현안, 국가 재정 구조와 역할, 재정 운영 방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안 위원은 국비 예산 확보를 위한 전략으로 국가 시책에 부합하는 사업 기획, 지역 발전 비전을 담은 정책 발굴, 전방위적인 홍보 등을 강조했다.

이날 안 위원은 완도 강의에서 "지방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국가 예산 편성 과정 등 주요 절차에 대한 숙지와 이에 걸맞은 예산 확보 활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예산통 박창환 정무부지사의 전방위 활약이 주목된다.

기재부 예산총괄과장 출신인 박 부지사는 기재부를 잇따라 방문하며 국비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27일에 이어 오는 8일과 12일 잇따라 세종을 방문, 굵직한 현안사업들을 설명하고 국비 확보의 당위성을 강조한다.

윤석열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중앙에 파견된 박 부지사는 전남도 현안의 국정과제 반영에도 활약했다고 전해진다.

광주·전남의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아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 정부 내각에 호남 출신 고위 관료가 없어 광주·전남은 중앙과의 라인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는 인공지능산업단지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청내 기재부 출신의 고위 관료가 없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타 지자체인 대구, 충북, 충남, 경남의 경우 민선 8기 출범과 동시에 기재부 출신 인사를 일찌감치 경제 사령탑으로 영입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국민의힘 내부갈등과 '서진정책'을 강조했던 이준석 당대표 징계까지 겹치면서 호남 포용 정책도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광주·전남이 윤 정부와의 소통 창구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다만, 광주시는 정치력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주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은 국회의원 경험과 정무적 감각을 살려 국비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일각에선 김 부시장의 행보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광주시 고위 관계자는 "기재부 출신 부 단체장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방정부 출범 초기에는 정무적 감각을 살려 현안을 돌파할 수 있는 정치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민선 8기 기재부 출신과 정치 인사의 투트랙을 통한 국비 확보로 지역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