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우주로 간다
김은지 전남취재부 기자
2022년 06월 28일(화) 14:42 |
김은지 전남취재부 기자 |
우리는 700km까지 날아가지만 너희는 달까지 화성까지 날아가겠지. 그래서 우리는 우주로 가는 거란다."
한화그룹의 광고 '대한민국 우주 꿈나무편' 영상에 나오는 구절이다.
누리호를 통해 내디딘 우주로의 첫걸음이 우주에서 꿈을 펼치게 될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한 걸음인지. 우리 미래를 말한 1분 남짓의 짧은 이 영상은 3개월 만에 무려 조회수 2300만을 넘어섰다.
그리고 지난 21일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들어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는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우주로 날아올라 목표 궤도에 위성을 안착시켰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7번째로 실용급(1톤 이상)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우주강국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누리호 발사 성공만큼이나 화제가 된 일화도 있었다. 이번 누리호 발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오영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비행성능팀 연구원은 2009년 고등학교 2학년 재학 시절 대한민국 최초 우주발사체인 '나로호' 첫 발사 때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을 찾았다.
발사를 단 3일 앞두고 고흥을 찾았던 그는 나로호 발사를 응원하며 우주 항공 개발자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고, 10여년 만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일원이 됐다.
아폴로호가 아닌 우리 발사체 누리호를 보고 우주의 꿈을 키운 '누리호 키즈'들은 '나로호 키즈' 오 연구원처럼 곧 대한민국 우주산업과 함께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지역에서만큼은 예외일 수도 있다. 광주·전남은 나로우주센터와 가깝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재와 기술 육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누리호에 큐브 위성 '스텝큐브-2'를 실어 올린 조선대 오현웅 스마트이동체융합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큐브위성을 개발하고 있지만, 3~4년 후에는 대학원 실험실 운영을 접어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오 교수는 "우주 클러스터 산업 개발을 위한 정책과 지원에 비해 지역 대학이 전국 단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인재 육성에 대한 지원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 항공우주공학과가 있는 학교는 18개다. 광주·전남지역에는 조선대학교, 순천대학교 단 두 곳뿐이지만, 이마저도 막대한 유지비에 비해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해 몇 년 이내 폐과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누리호는 우리가 우주로 가야하는 이유를 분명히 말했다. 누리호가 보여준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우리가 선도하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 누리호 키즈'들을 육성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다.
김은지 기자 eunzy@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