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09일(목) 17:00 |

9일 오전 10시께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사결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문호승 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위원들이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10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3년 6개월 동안 벌인 4·16세월호참사 조사결과를 최종 발표했다.
사참위는 그동안 의혹에 그쳤던 해경의 구조방기나 정보기관의 유족 사찰 등 진상 규명 성과를 내기도 했지만 핵심사안인 침몰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을 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세월호 참사 조사 성과 냈지만
9일 오전 10시께 사참위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사참위가 발표한 4·16 세월호 참사 관련 내용은 △침몰 원인 △해경의 구조실태 △정보기관의 피해자 사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에 대한 청와대 등 개입여부 △현장 피해지원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혐오표현 △관련 안전대책 등이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피해 회복과 안전사회를 위한 권고안도 발표했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더불어 국민희생과 피해 권리침해에 대한 국가의 사과와 사찰 및 조사방해행위 관련해 자체 감사를 실시하고 제도 개선안을 권고했다.
또한 재난피해와 인권침해 및 혐오표현 확산 방지 연구를 강화하고 이와 관련한 교육과 홍보를 실시하도록 했으며 참사 피해자들의 생애주기별 장기지원계획을 수립하도록 관계기관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추모사업 확대와 중대재난 발생 시 정부로부터 독립된 강력한 조사권한 등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안 마련 등을 권고키로 했다.
● 침몰 원인은 여전히 미궁
사참위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으로 운영 기한을 연장했지만 끝내 세월호 선체 침몰원인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외인설과 내인설 등 여러 방면으로 조사했지만 결국 확실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것이다.
사참위는 지난 7일 전원위원회에서 "세월호가 외력에 의해 침몰했는지 조사했으나 외력이 침몰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오는 9월에 발표되는 종합보고서에는 외력에 의한 세월호 침몰 증명 실패와 함께 일부 외력 충돌 가능성까지 내용을 게재하는 것으로 전했다. 세월호가 외력에 의해 침몰했을 가능성은 낮지만 외력설을 아예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앞서 사참위는 지난 2020년 내인설의 핵심요인으로 조타장치(키를 움직여 선박의 진로를 유지하거나 변경하는 장치) 솔레노이드 밸브(전자 밸브) 고착이 지목됐으나 모형 시험을 통해 그 가능성은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외인설에 주목하고 조사를 진행했으나 핀안정기(좌우 균형 유지 장치) 과회전과 선체 손상부위 조사에 한계가 있어 외력 침몰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문호승 사참위 위원장은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은 저희 조사활동의 한계"라며 "피해자와 국민께 다시 한 번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9일 오전 10시께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에 대한 조사결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뉴시스
● 권고 지키도록 관심 가져야
세월호 단체들은 침몰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워하면서도 의혹에 그쳐있던 진실이 수면 위로 나왔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기열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활동가는 "수사 외압이나, 구조 방치, 유족 사찰 등의 문제가 공식적으로 인정되면서 국가에게 사과를 요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면서도 "이번 사참위는 기존 조사기관과 달리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조사권한을 받고 나섰지만 이번에도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안타깝다. 계속 밝혀내야 할 진실이 남아있는 이상 앞으로도 시민사회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과열된 침몰 원인 논쟁보다 앞으로 사참위가 제시한 권고안을 현 정부기관이 잘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감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는 "이번 사참위 조사인력이 기존 특조위 인원보다 훨씬 더 적은 수로 운영되면서 동시에 가습기살균제참사 과제와 같이 조사를 병행하다보니 침몰 원인에 대해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이해한다"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사참위가 내놓은 국가의 사과와 피해 보상 및 행정·입법적 제도 개선책을 얼마나 이행하고 안전사회를 실현시킬 것인가에 대해 꾸준히 지켜보고 점검해야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