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TS 사망자 발생… 야외활동 '진드기 주의보'
17일 순천서도 SFTS 환자 발생 ||광주 등산로 인근 참진드기 발견 ||치료제·백신 無… 치명률 18.5% ||보건당국 “야외활동 각별히 주의”
2022년 05월 24일(화) 17:30

지난해 광주 남구가 위탁업체를 통해 감염병 및 해충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관내 정기 방역 소독을 하고있다. 광주 남구 제공

전국적으로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SFTS) 환자가 발생하면서 봄철 야외활동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순천에 거주하는 70대 여성 A씨가 혈액유전자 검사 결과 SFTS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지난 13일 미열과 오한, 식욕부진 등 증세로 광주의 한 병원에 입원, 16일 백혈구·혈소판 감소 등의 소견으로 치료를 받았다. 현재 증세는 호전 중이지만 최근 집 앞 텃밭에서 농작업을 하다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강원도 동해에서 올해 처음 SFTS 사망자가 발생했다.

60대인 B씨는 A씨와 마찬가지로 최근 집 앞 밭에서 농작업을 한 뒤 인후통, 의식 저하, 어눌한 말투 등의 증세가 나타나 지난 9일 응급실을 찾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일주일만에 사망했다.

SFTS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4~11월에 발생하며 특히 봄철에는 주로 산나물 캐기, 등산, 과수원, 농작업 등 야외활동 중에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려 발생한다. 보통 1~2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이 처음 알려진 2011년에는 치사율이 30%에 가까워 일명 '살인 진드기병'으로 불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치명률은 18.5%로 감소했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광주·전남의 경우 지난 2013년 첫 SFTS 환자가 보고된 이후 최근 10년간 모두 9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최근 3년간 광주·전남지역에서는 해마다 10~20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며 전국적으로도 220명 이상의 환자가 나왔다.

또한 최근 SFTS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참진드기가 광주 상당수 공원과 연결된 등산로 주변에서 발견됐다.

이날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광주 2만㎡ 이상 다중이용 공원 30곳에서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곳의 산책로와 연결된 등산로 인근 수풀에서 참진드기가 채집됐다.

다만 공원 안에 있는 잔디밭과 산책로에서는 참진드기가 서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원 내부는 비교적 관리가 잘 돼 흡혈에 필요한 숙주 야생동물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참진드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풀숲을 피하고, 야외 활동 시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며 긴 소매, 긴 바지, 긴 양말을 착용하는 등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입었던 옷을 세탁하고 샤워를 해야 한다.

한편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은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발열성 질환의 발생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광주지역 야산과 등산로 인근 숲속, 산책로 등에서 매달 참진드기를 채집해 종 분포와 SFTS 바이러스 감염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박종진 보건환경연구원 감염병조사과장은 "기후환경의 변화에 따라 광주지역 공원 등의 시민 다중 활동 모든 지역이 감염병 매개체인 참진드기 서식이 가능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감시를 통해 시민들의 감염병 예방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작은소피참진드기. 질병관리청 제공

김혜인 기자 kh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