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청회
최황지 정치부 기자
2022년 05월 03일(화) 16:58 |
최황지 기자 |
3일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회가 광주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대통령선거부터 꾸준히 이야기된 '복합쇼핑몰'이 광주에 필요한 이유, 입지는 어디가 좋을까를 논하는 행사다. 공청회라고는 하지만 사전에 홍보하거나 시민 참여도 받지 않아서 공개회의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고, 비공개 토론회처럼 보였다.
인수위 기획위의 김수철 위원이 참석하고 광주시 관계자가 '복합쇼핑몰 유치' 노력을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 곽승용 부대변인, 광주시당의 청년위원들도 참석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 지역 청년 표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지역의 한 오피니언에게 "인수위 복합쇼핑몰 유치 공청회에 국민의힘계 청년들이 참석하는데, 지방선거 표심을 겨냥한 걸까요" 물었더니 나온 대답은 저렇다.
시니컬하지만 분명한 말투에 곧 공감했다. 복합쇼핑몰 공청회가 열리는 날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대통령 출범(10일)을 앞두고 서울에서 대국민보고회를 하는 날이다. 서울에서 국정과제 청사진을 발표하는 날, 인수위 기획위원이 광주에서 복합쇼핑몰 유치에 대한 공론화를 형성한다는 게 별안간의 뜬금포처럼 느껴졌다.
윤 당선인은 '복합쇼핑몰 유치'로 이슈화에 성공했고 광주 최고 득표율이란 성과를 올렸다. 대선공약에는 포함되어 있었지만 "국가가 할 일은 아니다"라면서 선을 그었고, 광주민심은 "그럼 그렇지"하고 놀라지도 않았다.
이날 공청회는 다르다. 일각에선 광주에 대한 우롱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인터뷰한 오피니언은 "지방선거용으로 광주를 챙겼다는 건 과분한 해석"이고 "'요정도 광주를 챙겼다'는 인상을 주는 형식적 요식행위"라고 했다.
선심성 공청회도 우려스럽지만 차기 정부의 인선은 더욱 걱정스럽다. 내각과 대통령실 중 광주와 전남 출신 인사는 없다. 지역과 성별 할당을 고려하지 않고 '능력 위주'로 뽑았다며 인사 철학을 이야기한다. 인재가 없어서 등용을 하지 않았다는 말은 호남 차별을 정당화한 행태다.
국가주도의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중앙에서 발표되고 있는 변화의 시작점에서 광주에선 복합쇼핑몰이 청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탁상 위에서 논의된다. 복합쇼핑몰 유치 공청회가 호남 소외의 단면을 보여준 건 아닐까.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