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유전자·김정태> [임팩트 시대가 왔다] ESG와 알리십(allyship)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이사
2022년 04월 20일(수) 15:07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이사
알리십(allyship)이란 단어를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다면 세계적인 ESG 동향을 잘 숙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처음 들어본다면 앞으로 ESG, 특히 사회(Social)와 관련되어 무엇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매달 70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딕셔너리닷컴은 '알리십'을 '2021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 급증한 사용 빈도와 함께 2021년의 독특한 사회 현상을 묘사하는 대표적 단어였기 때문이다.

알리십은 '소외되거나 정치적 이슈화된 집단에 속하지는 않지만 연대감을 가지며, 그 집단에 포함되는 것을 옹호하는 사람의 행동 또는 역할'을 의미한다. 알리십이란 단어의 기원은 꽤 오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13세기 중반 라틴어 'ally'는 현재의 연맹(League), 종교(Religion), 의존하다(Rely) 등의 어원이 된 단어였다. 이 중요한 단어는 19세기가 되어 현재의 '특정 취약, 소외계층에 속하지 않으면서 이들의 사회적 포용성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또는 조직'으로 의미를 확정짓는다. 오랜 시간이 흘러 2021년 올해의 단어로까지 재부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ESG의 사회(Social)에 관심이 특별히 높아진 것과 연결된다. 과거 기업에게 사회란 경영전략에서 '비시장'(non-market)이라 정의되는 것에서 엿볼 수 있듯 경영에서 보완적, 예외적인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하버드법대 거버넌스포럼은 아예 ESG의 사회(Social)를 보다 명확한 이해관계자(Stakeholder)로 바꿔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즉,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로서의 ESG가 아닌 Environmental, Stakeholder, Governance로서의 ESG인 셈이다.

기업이 사회의 이해관계자와 상호작용할 때 앞서 언급한 알리십이 매우 구체적인 행동 양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저스트 두 잇'이란 브랜드 슬로건으로 유명한 나이키는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알리십'의 일환으로 '저스트 돈 두 잇'(Just Don't Do It)이란 캠페인을 선보였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침공에 반대하는 의미로 수많은 기업들이 '알리십'을 실천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4월 기준 총 253개의 기업들이 아예 러시아 사업을 철수했는데 여기에는 엑손, 쉘, BP, 이베이, 델타항공, 리복 등이 포함되어 있다. BP의 버나드 루니 대표는 "러시아 시장에서의 철수는 올바른 일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BP에게 이익에 부합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간 약 2000억원에 달하는 러시아 시장에서의 매출을 포기한 것이다. 248개의 기업은 러시아 사업을 잠정 중단했다. 여기에는 아디다스, 버거킹, 맥도널드, 현대자동차, 스타벅스, 코카콜라 등이 포함된다. 이렇게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의 고통 받는 집단에 대한 연대감'을 적극 행사하고 있다.

ESG 관점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알리십은 더욱 다양하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는 본업인 임팩트 투자를 통해 알리십을 실천하고 있다.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기점으로 서울에서 운행을 시작한 '블랙캡'이란 유니버설 디자인 택시를 운영하는 '고요한택시'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휠체어 장애인이 일반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휠체어를 트렁크에 넣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고, 택시 기사 역시 이로 인해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국의 '명물' 택시로도 유명한 '블랙캡'은 휄체어 그대로 탑승이 가능한, 장애인-비장애인 통합 택시로서 장애인 외에도 휠체어를 사용하는 고령층에게도 도움이 될 예정이다. 척수장애인이 운동하며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캥스터즈'도 투자를 통한 알리십의 사례다. 캥스터즈는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도 근육 운동을 할 수 있는 '휠리엑스'를 출시하며 장애인의 건강권에 기여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을 IT·SW 테스팅 인력으로 고용하는 '테스터웍스'와 자폐성 장애인이 가진 꼼꼼함으로 결점 원두를 걸러내어 '스페셜 커피'를 로스팅하는 '커피지아'도 MYSC가 임팩트투자를 통해 장애인을 옹호하며 전개하는 알리십이다.

일반 시민이라면 어떻게 알리십을 실천할 수 있을까? 장애인의 이동권 어려움을 알리기 위해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일 때 불가피한 연착을 인내하며 지지하는 것도 쉽진 않지만 알리십을 실천하는 길이다. 사회·환경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불매하는 것을 넘어, 사회·환경적 가치를 준수하는 기업에 '돈쭐'을 내는 것도 알리십이 될 수 있다. 당신의 알리십은 무엇인가?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