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탈국가적 시각으로 '광주정신' 재조명"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방한||행성적 차원 공동체·연대 재규정||전시방향·구상 구체화 작업 돌입||관계의 전환·평등한 연결 모색||광주-세계 연결 매개체 주안점
2022년 02월 24일(목) 16:30

이숙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광주비엔날레 제공

이숙경(사진 오른쪽)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이 24일 오전 광주비엔날레관 회의실에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왼쪽은 박양우 재단 대표이사. 광주비엔날레 제공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동시대적, 탈국가적 시각을 통한 '광주정신'의 재조명과 행성적 차원에서 공동체와 연대를 재규정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2023년 제14회 광주비엔날레를 지휘할 이숙경 예술감독이 선임 이후 한국을 처음 방문해 전시의 방향성과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현장 조사와 연구를 진행한다.

이 예술감독은 24일 오전 광주비엔날레관 3층 회의실에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이 예술감독은 "광주라는 지역과 큰 세계를 연결하는 매개체이자 그 중심에 '광주정신'을 뒀으며 이러한 방향 아래 이번 첫 조사와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광주에 온 이 예술감독은 오는 3월 2일까지 개최지 광주와 광주비엔날레의 고유 정체성을 탐구하는 데 주안점을 두면서 10일 간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5·18민주화운동이라는 광주의 역사적 장소와 풀뿌리 대안 공간 등을 비롯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만나면서 다층적인 문화예술 생태계를 접하고 '광주정신'을 모색한다.

이 예술감독은 "개최지 광주를 중심이자 방법론으로 삼으면서 광주비엔날레와 광주정신을 녹이면서 중심 대 주변이 아닌 관계의 전환과 평등한 연결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장동에 위치한 '예술공간 집'을 방문했으며, 충장로에 자리한 '산수싸리', 서구 양동 발산마을 '뽕뽕 브릿지' 등을 찾아갈 예정이다. 또 25일에는 5·18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역사적 장소인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와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비롯해 광주극장도 방문할 계획이다.

이후 26일부터는 서울에서 작가 스튜디오 탐방 등의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이 예술감독은 (재)광주비엔날레가 기지재단과 함께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을 제정해 내년 4월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첫 시상을 하는 만큼 서울 연희동 기지재단을 방문해 박서보 화백을 만날 예정이다.

영국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 큐레이터인 이숙경 예술감독은 테이트에서 근무해온 경력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국제적 네트워크와 대규모 전시 기획 및 실행력 등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의 큐레이팅 이력은 비서구권 담론을 발신해온 광주비엔날레의 비전 및 정체성과 맞물리면서 제1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더욱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재단 대표이사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비엔날레 역사와 세계 문화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전시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해나가겠다"며 "내년 전시는 광주비엔날레의 존재 이유를 재확인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2023년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역대 최장 기간인 94일 간 개최된다.

최권범 기자 kwonbeom.cho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