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안철수 연합' 승부수… 역대 세 차례 단일화
D-30… 민주당, 安 러브콜||국힘은 자강론·합세론 팽팽||선거연합 대선 최대 변수||지지율 급상승·박빙 작용
2022년 02월 06일(일) 17:0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 후보 토론'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제20대 대통령선거가 3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지세를 결집시키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뜨겁다.

현재까지 뚜렷한 독주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단일화'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는 만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안철수 단일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987년 민주화체제 이후 역대 대선을 앞두고 성공한 단일화는 단 3번. 그 중 2번이 당선까지 이어졌고 1번은 박빙의 승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선에서도 단일화를 통해 판세를 뒤집을 후보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 대선 D-30 '안일화' 최대 쟁점

대선이 초박빙 혼전 양상을 보이면서 여야 모두 제3지대 연합에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표류하는 부동·중도층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결집하고 있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를 흡수하기 위한 '안철수 단일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안철수 단일화에 소극적이던 더불어민주당까지 안 후보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6일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이 나서서 "우리는 (안철수 단일화에) 열려있다"고 말하면서 단일화 경쟁에 가세했다.

안 후보와 단일화에 먼저 시동을 걸었던 국민의힘은 여전히 내부에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안 후보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과 '자강론'을 주장하는 반론이 팽팽해 '안철수 단일화' 협상은 지지부진하다.

● 단일화, 어렵지만 효과는…

여야가 대선을 한 달 남기고 제3지대 단일화 경쟁에 가세하는 것은 막판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최대 변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 민주화체제가 시작된 후 단일화가 가장 변수가 됐던 대선은 제15대다.

1997년 대선(12월18일) 약 한 달 전,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유민주연합 김종필 총재가 김대중 총재를 단일 후보로 연합했고, 이후 11월3일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이 DJP연대에 합류했다. 그해 대선에서 'DJP연대'는 40.7%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38.7%)를 1.6%차 박빙으로 신승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02년 제16대 대선(12월19일)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도 성공 사례로 꼽힌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은 10%에서 20%대 초반에 머물렀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30%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얻고 있었다. 월드컵 개최 열기로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정몽준 후보는 전국에서 30% 지지율을 얻고 있었지만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지지율이 점차 식는 형국이었다.

혼탁한 경쟁 구도 속 대선을 25일 앞두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가 성사됐고 대선 구도가 '노무현-이회창' 2강으로 재편됐다. 대선 전날 밤, 정몽준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갑자기 철회했다. 투표일 전날 단일화는 무산됐지만 노무현 후보(48.91%)는 이회창 후보(46.58%)를 단 2.33%차로 따돌리며 최종 당선됐다.

18대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당선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승부를 박빙으로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2012년 대선(12월19일)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지지율이 크게 밀리는 상황이었다. 이어 문재인 후보는 지역별 고른 지지를 얻고 있었던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정책적 부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교착상태에 머무르다 대선일을 26일 앞두고 안철수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다만 앞선 경험처럼 단일화가 승리까지 이어지진 못했다. '문재인-안철수 단일화'는 연합에는 성공했지만 지지세 결집까진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견고하게 다졌고 이를 뒤집는데는 역부족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그해 대선에서 48.02%의 득표율을 획득, 박근혜 후보(51.55%)와의 박빙 승부를 내는데 그쳤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