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브랜드 '스테닉'으로 글로벌 시장 도전장
● 창립 10주년 맞은 ㈜DH글로벌||과감한 투자로 최고 생산설비 구축||불량률 1% 이하로 탁월한 기술력||3000억원대 매출·수출 확대 노력||‘스테닉 크리스탈 제빙기’ 시장 공략||이정권 회장 “청년들에 비전 제시”
2021년 12월 07일(화) 11:18

이정권 ㈜DH글로벌 회장이 OEM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냉장고 등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2011년 생활가전 부품사업으로 시작해 자체 브랜드 제품 생산까지 광주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는 ㈜DH글로벌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DH글로벌은 2013년 위니아만도의 뚜껑식 김치냉장고 완제품을 시작으로 삼성전자의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에어드레서, 비스코프 냉장고 등 대표 생활가전 제품을 수주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이다.

지속적인 혁신으로 설립 10년만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끈 이정권 DH글로벌 회장은 오는 2022년을 '독자 브랜드' 원년으로 삼고 자체 브랜드 제품의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DH글로벌 관계자가 스마트 공장 관리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10년만에 3000억원대 매출 달성

DH글로벌은 생활가전 ODM(주문자 위탁 생산)과 OEM(제조자 설계 개발 생산) 전문업체로 에어드레서, 스탠딩 김치냉장고, SBS 냉장고, 빌트인 냉장고, 뚜껑식 김치냉장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창립 당시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 가전 생산업체들의 구조조정과 도산이 이어지던 시기였지만, 국내 생산시설이 해외로 이전할 때 그 공백을 놓치지 않고 과감한 투자로 탄탄한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2014년 김치냉장고 수주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은 후 2018년부터는 에어드레서와 비스포크 냉장고 등을 잇따라 생산하며 명실상부 삼성의 파트너사로 입지도 다졌다.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규모 생산라인과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통해 DH글로벌은 생활가전 영역을 더욱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해 정부의 스마트팩토리 시범공장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내부 생산라인의 시스템 설비 자동화를 마치고 생산능력을 30%가량 끌어올렸으며 불량률은 생산공정 기준으로 1%를 밑도는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이러한 남다른 기술력으로 DH글로벌은 지난 2017년 1000억원대 매출을 돌파한데 이어 2018년 1500억원, 2019년 1900억원, 2020년에는 2700억원을 달성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액 역시 크게 증가해 2017년 기준 2억원대에서 2020년 100억원대로 무려 50배 가량 늘어났다.

DH글로벌의 자체브랜드인 스테닉 크리스탈 제빙기. DH글로벌 제공

● 독자 브랜드 개발로 '제2의 도약'

대기업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중소기업에서 '독자 브랜드' 업체로의 변신은 회사의 명운을 걸어야 할 만큼 수많은 연구개발부터 인력, 자원이 뒤따라야 하는 쉽지 않은 길이다.

하지만 DH글로벌은 자체 브랜드 '스테닉'(STENIQ)을 도입하고 독자 브랜드 개발 및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테닉 브랜드를 단 첫 제품인 '스테닉 크리스탈 제빙기'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한 B2C(business to consumer)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정권 DH글로벌 회장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길을 가면 성공할 수 없다. DH글로벌이 가전 OEM 최고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투자와 역발상을 통한 기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며 "내년부터는 자체개발 상품 등 수출을 가장 지향적인 목표로 삼고 다시 한번 도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스테닉 크리스탈 제빙기는 15㎏의 대용량에 우수한 얼음 보존 능력, 자외선(UV) 살균, LED 자동 동작인지 시스템 등을 갖춰 업계 최고 제품이라는 자평이다.

DH글로벌의 주특기인 냉장고 발포기술 등을 반영해 냉기보존 면에서도 경쟁제품을 능가했으며 소비자들 취향에 따라 색상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어 색상을 구성했다.

국내 제빙기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을 DH글로벌이 앞장서 'Made In KOREA'로 채워 나간다는 각오다.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 "비전 보여줄 것"

광주시 청년고용 우수기업으로도 선정된 DH글로벌은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지난 2017년 직고용인원은 170명에 불과했지만, 2021년 11월 기준 직고용인원 300여명을 비롯해 도급인원 230여명, 관계사 직원 등 7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지역 청년과 여성 등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섬과 동시에 공장 환경 개선을 통해 기존 생산공장 등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실제 DH글로벌 생산인력 중 4년 이상 연속 근로자가 50% 이상으로 다른 제조·생산 업체와 비교해 이직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권 회장은 "살면서 두려운 것이 별로 없었는데, 직원들이 많아질수록 두려움이 생긴다. 이들의 삶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중압감부터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고민들을 매순간 끌어안고 있다"고 밝혔다.

DH글로벌은 오는 2030년 연매출 1조의 유니콘 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해외 진출과 주식 상장 등 기업 가치 확대를 위해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자금이나 인적자원의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의 틀을 깨고 100년 기업을 지향하며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 해나갈 계획이다"며 "지역 청년들에게도 비전을 보여 줄 수 있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