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희비 갈린 이재명·이낙연 지지율
한때 ‘어대낙’ 이낙연 지지율 급락 ||文 정부 부동산·사면론 여파 급랭 ||이재명 사법리스크·각종 논란 딛고 ||기본소득 논의 확장에 지지 상승
2021년 08월 25일(수) 18:08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이재명(왼쪽), 이낙연 후보가 지난 12일 경기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책 라이브 커머스 '더 민:정책마켓' 행사에 참석했다. 뉴시스
'명낙대전'이라 불리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격돌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1년새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때 '어대낙'(어차피 대통령은 이낙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가를 올렸던 이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집값 폭등, 개혁입법 지연, 전직 대통령 사면 발언 등의 영향으로 급락한 지지율이 좀체 돌아오지 않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반면 '불안정한 주자'로 불리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사법 리스크와 각종 논란을 딛고 지지율을 흡수하면서 당내 경선 1위를 달리며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12.4%를 기록했다.

앞서 이 전 대표가 8월 1~2주차(7월30~31일/8월6~7일) KSOI 정례조사에서 16.0%과 16.2%를 각각 기록했던 것에 비교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전 대표는 14.1%로 집계됐다. 이 지사는 27.7%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이 전 대표의 지지율 회복으로 여야 '빅3'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양상이었다. 리얼미터의 같은 조사(7월17∼18일)에서 이 지사가 23.8%을 기록했으며 윤석열 전 총장이 22.0%, 이 전 대표가 20.1%를 기록했었다.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벌였던 것에 비해 현재는 이 전 대표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셈이다.

1년 전만 해도 고공행진하던 이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렸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 출신이기도 한 이 전 대표는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유력 대권주자로 올라섰다. 시원시원한 사이다 발언과 수첩을 가지고 다니는 꼼꼼한 성격은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총리 시절 포용력 있는 리더십을 선보이며 야당의 주장도 일부 수용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중도층에게도 어필하며 지지율이 치솟았다.

고공행진을 하던 이 전 대표의 지지율 하락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친문 성향의 이 전 대표가 문 정부의 부동산 실패 책임론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평가다.

본인의 판단미스도 크게 작용했다. 올해 초 이 전 대표의 "코로나19로 일상이 멎었지만 국민과 함께 전진해야 한다. 사회 갈등을 완화하고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 적절한 시기가 오면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 대통령께 건의드리겠다"는 발언은 광주·전남 지지율에 직격탄을 날렸다.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광주·전남 지지율은 사면 발언 이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대표는 직접 광주를 찾아 사면론을 공식 사과한 바 있다.

여기에 '될 사람을 뽑는다'는 호남 유권자들의 전략적 선택도 지지율 하락을 부추겼다. 대권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야권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급부상했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이 전 대표의 지지율도 극심한 정체기를 맞았다.

그러는 사이 이재명 지사의 지지율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낙연 전 대표가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사이 이 지사는 형수 욕설 문제 등 각종 악재가 불거지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 상고 끝에 '무죄'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사법리스크와 각종 논란을 극복한 이 지사는 성남시장 당시부터 공약했던 '기본소득'이 코로나19에 따른 전국민 재난지원금으로 정책이 확장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지지율도 상승했다. 여권 내 주자들이 기본소득론에 대한 논의에 불을 지필 수록 이 지사의 지지율은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 지사는 스스로도 "당내 세력관계로 보면 비주류가 분명하다"고 언급하면서 당내 주류파인 '친문'과 거리를 뒀는데 이같은 행보가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당기면서 지지율 상승을 불러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황지 기자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