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피해 1년 구례 군민들 소 위령제·차량시위
"섬진강 수해, 명확한 배상을"||주민들 1042억 피해보상신청
2021년 08월 08일(일) 15:33 |
![]() '섬진강 수해로 폐사' 소 위령제 |
섬진강 수해 극복 구례군민대책본부·수해 참사 피해자 구례군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소 위령제를 열었다.
한우 축산 농가가 밀집한 이 마을은 1년 전인 지난해 8월7일부터 사흘간 350㎜ 넘는 폭우에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에 잠겼다. 당시 소 1000여 마리 등 가축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되거나 폐사했다.
위령제에는 김순호 구례군수, 서동용 의원도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했다. 씻김굿을 벌여 국가적 수해로 고통받는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했으며 섬진강댐 수위 조절에 실패해 집중호우 당시 댐을 일방적으로 방류해 책임을 키운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위령제를 마친 단체들은 각 농가에서 1톤 트럭 등을 동원해 양정마을~구례군청~구례경찰서 앞~동광사거리~구례 오일시장 일대를 행진하는 차량 시위를 벌였다.
행렬은 '섬진강 수해 국가가 배상하라!' '수해 추석 전 배상하라!' 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건 트랙터를 시작으로 30여 대의 트럭이 길게 이어졌다.
각 트럭에는 소 먹이를 만드는 데 쓰이는 '곤포 사일리지'가 실려 있었다. 트럭 적재함마다 실린 곤포 사일리지에는 각기 '재발 방지', '수해 배상', '배상하라' '100% 배상'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다.
수해 당시 모든 입점 점포가 침수됐던 구례 5일시장에서 단체들은 차량 행렬을 잠시 멈추고 대정부 촉구 선언문을 낭독했다.
단체들은 선언문을 통해 "섬진강물이 점령군처럼 밀고 들어와 강변에 자리한 구례 읍내·마을 일대의 5일 시장, 가옥, 관공서, 논·밭 등 삶의 터전을 깡그리 초토화시키고 참담한 흔적을 남긴 채 빠져나갔다"고 외쳤다.
이들은 △추석 명절 전 피해 100% 배상 △배상 시 기존 지원금 공제 조항 삭제 △손해사정사 조사 100% 적용 등을 강력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집중 호우에 따른 섬진강 범람으로 지역 10%가량이 잠긴 구례군은 공공·민간 부문을 통틀어 1807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수해 직후 구례군을 비롯한 섬진강 하류 지역 전남·전북·경남 7개 시·군 주민들은 댐 무단 대량방류에 따른 인재(人災)를 주장했고, 정부는 수해 원인 규명 용역 결과를 지난 3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4월 개정된 '환경분쟁조정법'에 따라 홍수 피해를 구제키로 했다. 분쟁 조정은 법정 기한인 9개월 이내에 처리할 계획이다.
이에 구례 주민 1818명은 손해사정 자문 결과를 토대로 1042억원 규모의 피해 배상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례=김상현 기자 is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