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턱밑까지 왔는데 백신 예약 '오류 투성이'
광주·전남 연일 두자릿수 확진 ||‘유일한 탈출구’ 백신 접종 기대 ||50대 접종 사전 예약 또 먹통 ||지역민 “서버 연결 안돼” 불만
2021년 07월 20일(화) 15:24

만 53∼54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사전예약일인 19일 오후 한 시민이 8시에 시작되는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시스템 홈페이지에 접속하기 위해 대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누적 1629만1956명으로 집계됐다. 주민등록 인구의 31.7%이다. 2차 접종은 661만3294명이 완료했다. 뉴시스

광주와 전남에서 연일 두 자릿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한 탈출구인 백신접종 사전 예약마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지역민들의 짜증과 분노가 더욱 커지고 있다.

20일 광주·전남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광주는 전날 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베트남 유학생 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에 총 2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 5월15일 27명 이후 최고 수치다.

전남에서는 헬스장을 다녀온 사람 등 확진자 9명이 추가됐다.

목포지역에서 4명, 여수 3명, 무안·화순 1명 등 총 9명의 코로나19 감염이 각각 확인됐다.

연일 들려오는 확진자 소식에 지역민들의 공포감을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백신 접종 예약은 생각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부터 53~54세(1967년~1968년생)의 예방접종 사전예약이 시작됐다.

이전에도 접속 오류와 긴 대기 시간 등으로 논란이 일었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은 이번에도 역시 오류가 발생했다. 접종 대상자임에도 대상자가 아니라는 안내가 나온 것이다

추진단은 앞서 19일 오후 8시부터 50~54세의 예방접종 사전예약을 계획했다가 희망자가 다수 몰리는 상황을 대비해 연령을 세분화했다.

또 전날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오후 8시48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세 차례에 걸쳐 서버 안정화와 증설 작업을 했다.

그런데도 53~54세 예방접종 사전예약에는 각종 오류가 발생했다.

대상자가 아니라는 안내 외에도 오후 8시부터 약 10분간 사전예약 홈페이지 접속 자체가 불가한 상태가 이어진 것이다.

이는 '코딩'에 오류가 발생해 현재의 시간을 추출하는 방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역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번 접종 대상자의 경우 컴퓨터와 가깝지 않은 나이인 50대여서 접수하는 데 애를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서버 점검 시간인 오후 8시45분터 10시 사이에 예약한 사람들은 안내 문자나 카톡이 왔어도 예약되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 발생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점검 시간에 예약된 경우 취소가 되는 현상이 지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는 이모(54) 씨는 "오후 8시쯤 서버가 마비되면서 재개된 10시에 예약 창에 들어갔다. 약 50분 정도 걸려서 겨우 예약에 성공했다"며 "우리같이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을 위해서는 차라리 동 단위로 접종을 도와주는 게 좋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백신 접종을 대리 예약한 김채린(27) 씨는 "예약을 하려는데 오류가 떠서 정말 당황했다. 전국에 50대가 얼마나 많은데 몰릴 것을 예상도 못 했나 싶다"며 "심지어 오후 10시 이전에 예약 창에 접속이 됐는데 결국은 예약하지 못했다. 이럴 거면 왜 시간을 정해놨는지 모르겠다. 이번 예약을 하면서 백신 물량에 대한 의심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도와줄 자식이 없거나 인터넷을 어려워하는 어른들은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도 불만이 치솟고 있다. 예방접종 사전예약 참여 후기에는 "1967년생인데 대상자가 아니라며 21일 오후 8시에 가능하다고 한다"라는 글이 다수 보인다.

한 네티즌은 "어제 오후 9시까지 먹통, 11시에 2만5000명 대기 중, 새벽 2시에 사전예약 준비 중이라고 하더니 새벽 6시에 대상자가 아니라고 한다"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휴대전화나 컴퓨터의 날짜와 시간을 바꾸면 예약이 가능하다는 글도 올라왔다.

추진단은 "현재 시간을 추출하는 방식이 잘못돼 있는 코딩 오류가 있었다"며 "관련 코드를 수정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백신접종의 경우 53~54세는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예약이 가능하다. 50~52세인 1969~1971년생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할 수 있다.

오는 21일 오후 8시부터는 50대 모든 연령의 사전예약이 가능하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