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의 섬 신안 만재도가 확 달라졌다
전남도 역점 추진 사업 첫 성과물 ||어촌마을 300년 만에 접안 시설||뱃길도 2시간10분으로 단축돼 ||주민들 “관광 활성화 도움 기대”
2021년 04월 22일(목) 16:59 |
![]() 전남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어촌뉴딜 300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22일 신안군 만재도에서 사업의 첫 성과물인 여객선 접안시설 준공식이 열리고 있다. |
이번 개선 사업으로 배우 차승원과 유해진이 인기예능 '삼시세끼 어촌편'에서 느긋한 어촌 생활을 즐겼던 만재도가 확 바뀌게 됐다.
섬 주민들은 300년 만에 여객선이 접안할 수 있는 항구를 갖추게 됐고 신안에서 5시간 넘게 걸리던 뱃길은 2시간으로 줄었다.
● 300년 만 첫 접안시설 완비
이날 해수부는 신안 만재도에서 어촌뉴딜300의 첫 준공식을 열고 올해 3년차를 맞이한 어촌뉴딜300사업의 1차 년도 주요 대상지별 성과와 기대효과를 발표했다.
만재도는 흑산도에서 45㎞ 떨어진 외딴 섬으로, 지난 1996년 전기가 들어오고, 2010년이 돼서야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육지와의 거리만큼이나 발전과 동떨어진 만재도는 그간 여객선 접안시설이 없어 바다 한가운데에서 작은 나룻배을 이용해 섬에 들어와야 했다. 해상에서 작은 배로 갈아탈 때 대부분 고령인 주민들의 안전사고 우려가 컸다.
또 경사식 선착장도 없어 주민의 생필품을 운반하는 차도선이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해수부는 이번 어촌뉴딜300을 통해 여객선 접안시설과 경사식 선착장을 새로 만들었다. 1700년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으니 30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배가 드나들 수 있는 큰 시설이 완비된 셈이다.
최규환 마을이장은 "만재도는 1박2일, 삼시세끼 등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나 배편이 어렵고 접안시설이 없어 관광객들이 올 수 없었던 형편이었다"며 "목포-만재도 직항노선이 생기고 그동안 5시간40분 걸리던 뱃길도 2시간10분으로 절반 이상들면서 관광 활성화는 물론 주민들의 물류 교통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주민들 "기쁨 감출 수 없어"
이날 준공식에는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김영록 전남 지사 등이 참석했다. 만재도와 인연이 깊은 '삼시세끼'의 차승원·유해진 배우, 목포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만재도 학생과 여객선장 등이 영상편지를 보내 어촌 뉴딜300의 성공을 축하했다.
차승원 씨는 축하연상을 통해 "촬영 당시 만재도를 오갈 때마다 늘 5시간 넘게 걸리던 길이 2시간10분까지 줄어들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매우 기쁘다"고 했고 유해진씨는 "지금도 주변에서 만재도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간 어려움을 겪어왔던 주민들의 불편이 해소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내 일처럼 기쁘게 느껴진다"고 했다.
300년 만에 섬 접안시설을 갖추게 된 주민들 역시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마을주민 김숙희(74)씨는 "육지로라도 나가게 되면 늘상 배를 갈아 타고 섬을 오가야만 했던 까닭에 자녀들의 근심 걱정이 참 많았다"며 "이번에 새로운 접안시설이 들어서게 되면서 안전은 물론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주민들이 느끼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최규환 이장은 "작은 섬 주민들의 불편까지 챙겨줘 주민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며 "교통도 좋아졌으니 코로나19 이후 관광객들이 더욱 많이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했다.
● 주민들 위한 '통 큰' 약속도
준공식 이후 주민 간담회 자리에서는 섬 주민들을 위한 '통 큰' 약속도 이어졌다.
만재도 부녀회장은 "삼시세끼로 인해 만재도가 잘 알려졌지만 산책로가 정비되지 않아 그간 광광객들이 느끼는 불편이 컸다"며 "주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정비하려했으나 노인들 뿐이라 정비를 위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했다.
또 "물때가 맞지 않으면 등산로 일부가 바닷물에 잠겨 오갈 수 없는 데 작은 돌다리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지사는 "만재도 주민들의 불편 해소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추가로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마을 정비에 힘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해수부는 이번 만재항 첫 준공을 시작으로 지난 2019년 선정된 진리항 등 3개소, 2020년 선정된 다물대둔항 등 5개소, 2021년 선정된 왕바위 등 2개소 등 총 10개소에 대해서도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주민들이 섬에 살면서 불편을 느끼지 않고 안전한 조업을 통해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기반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어촌뉴딜300사업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주민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jinyo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