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일신방직 부지 개발 놓고 광주시 골머리
오늘 중간 용역 보고회 개최||진행과정·자문회의 결과 공개||공공성 vs 사업성 논쟁 불가피
2021년 02월 23일(화) 17:56
광주 북구에 소재한 옛 전남·일신방직 항공사진.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전방(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광주공장 부지 개발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발 방식을 놓고 역사·문화적 가치있는 건축물 보존을 강조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수익성에 무게를 둔 개발업체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는 부지 활용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재 전문가들로 꾸려진 자문위원들의 자문을 거쳐 존치·철거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23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방·일신방직 부지 활용 태스크포스(TF)는 24일 회의를 열어 전방·일신방직 부지 활용 방안 중간 용역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해 11월 방직공장 건축물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실시한 용역 조사 결과다.

이번 중간 용역 보고회에는 그동안의 건축물 활용 용역 진행과정과, 자문회의 결과가 공개된다.

현재까지 전방·일신방직에 보존된 건축물 현황은 총 259동에 이른다.

1930년대 근대건축물 4동, 1950년대 22동, 1960년대 26동, 1970년대 30동, 1980년대 이후 203동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 가운데 전남방직에 남아있는 공장2과(1958), 창고(1966), 물류창고(1969), 구 식당(1960년대) 구 원사무실(1960년대), 기숙사 (1960년대), 공장1과 (1971년), 공장 3과(1975년), 구 기숙사(1971년), 사원아파트(1983), 구 사택, 구공관(1984) 건물과, 일신방직에 남아있는 생산1팀 (1958), 직포공장 (1966), 생산3팀 (1973), 생산2팀 (1987) 건물 등이 보존 여부 조사 대상이다.

1934년 일신방직 공장 건설 당시 철골구조로 지은 화력발전소와 고가수조(물 저장시설), 제 1·2 보일러실 등은 보존 방침을 이미 내놓은 상황이다.

그동안 시는 사업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문헌 및 고증자료를 조사한 후 건축물 현황 조사, 문화재전문위원의 2차례 자문회의를 거쳤다.

자문회의에서는 "공장건축물의 배치형태와 개발계획을 중첩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자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제 적산이었던 점을 고려해 일정 부분은 시민을 위하여 환원되어야 하므로 일반시민을 위한 '역사공간'과 '문화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시는 문헌 및 고증자료를 분석하고, 현황을 조사해 건축물 존치 및 철거를 위한 자료화한다. 이 자료와 문화재 전문위원들의 자문 등을 바탕으로 미활용 건축물에 대한 존치 및 철거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현재 시민단체 등은 공장 내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축물이 대거 사라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전방·일신방직 공장은 마지막으로 지역에 남은 산업 자산으로서 높은 역사·문화적 가치를 볼 때, 여공들의 삶의 흔적이 남은 건축물로서 보존 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공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시민대책위원회도 중간보고 결과를 지켜본 뒤 적극적인 대응과 활동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개발 업체 측은 철저한 전문가 검토를 전제로 보존가치가 있는 근대 산업유산을 최대한 보존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개발업체 측 관계자는 "발전시설이나 고가수조 등 중요한 시설은 보존하고 근대산업박물관 등을 조성하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