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기완 발인…"아버지, 안녕히 가세요" 유가족 통곡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오전 8시께 발인 ||시민 및 노동계 관계자 등 인파 몰려 ||유족들, 영정사진 앞에 큰절하며 오열
2021년 02월 19일(금) 09:46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故 백기완 선생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민주화와 통일 운동에 일생을 헌신해온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의 발인이 19일 오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백 소장의 영정사진 앞에서 큰절을 올린 유족들은 "아버지"를 외치며 눈물을 쏟아냈다.

백 소장의 발인은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발인식 시작 약 30분 전인 오전 7시30분께부터 장례식장 주변에는 추모를 위해 모인 이들과 취재진 등 80여명이 몰리며 혼잡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이 "1층으로 가서 기다려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장례식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오전 8시께 발인이 시작되자 상복을 입은 유족 등 10여명이 백 소장의 영정사진 앞에서 큰절을 올렸다.

아들 백일씨는 연신 "아버지"를 외치며 통곡을 했고, 다른 유족들도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큰 소리로 흐느꼈다. 백일씨는 "아버지, 안녕히 가세요"라고 소리치며 약 5분 이상 오열했다.

이후 오전 8시11분께 유족이 백 소장 위패와 영정사진을 들고 빈소를 떠나 지하 1층에 위치한 발인장으로 이동했다. 장례위원회 측에서 유족만 입장하도록 출입문을 통제했다.

오전 8시20분께 백 소장의 관이 실린 운구차가 지상으로 올라왔다.

병원 정문 앞에서는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피켓을 들고 '노동 해방'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착용한 노동계 관계자들과 일반 시민 등 50여명이 손을 흔들며 운구차를 맞이했다.

이들은 양 손을 흔들며 작은 소리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동시에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장례위원회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달라", "거리를 조금 더 벌려달라" 등의 요청을 수시로 했다.

오전 8시25분께 운구차가 장례식장 정문을 통과했고 유족과 풍물패, 노동계 관계자, 장례위원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뒤를 따랐다.

장례위원회 측은 오전 9시부터 종로구 대학로에서 백 소장을 기리는 노제를 진행한다. 이후 운구행렬은 종로5가와 종각역 사거리, 세종로 사거리 등을 거쳐 오전 11시께 영결식이 예정돼 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백 소장은 지난 15일 오전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 별세했다. 그는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생활을 이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백 소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랫가사의 원작으로 알려진 시 '묏비나리'를 짓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씨와 딸 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미담·현담, 아들 일씨가 있다. 백 소장의 장지는 경기 마석 모란공원이다.

뉴시스 newsi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