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광주에서 여행문화 이끌기도 했었는데…"
게스트하우스 코로나로 폐업 수순||지난 2년동안 광주서 13곳 문닫아||'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으로 등록||"하늘길 끊겨 이용객 없다고 봐야"
2021년 02월 16일(화) 16:53 |
![]() 광주시가 지난 2018년 발행한 대체 숙박시설을 소개하는 리플릿 '싸목싸목 묵고가소(所)'. 코로나19는 문화관광업계 가리지 않고 휩쓸었고 여기에 소개된 15개 중 7개가 폐업하고 2개는 휴업 중이다. |
불과 몇 년 전 까지도 게스트하우스는 단순히 잠만 자는 공간을 넘어 해당 지역의 문화교류, 정보탐색, 쇼핑공간 등의 의미를 부여하면서 여행 트랜드의 중심에 서 있었다.
광주·전남에서도 2018년까지 자유여행 '붐'을 일으켰던 것이 바로 이 게스트하우스이며, 외국인이 아닌 국내 여행객도 찾아 묵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 2018년 대체 숙박시설을 소개하는 리플릿 '싸목싸목 묵고가소(所)'를 제작했다. 리플릿에서는 한옥스테이, 갤러리관람 등이 가능한 이색숙소 15개가선정됐는데 이들 대부분이 방문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리플릿이 발행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2021년 현재.
여기 소개된 곳 중 7곳이 폐업했고 2곳은 장기 휴업 중이다. 바로 2020년 연초부터 불어 닥친 코로나19 때문이다.
16일 광주시에 따르면, 관광진흥법에 따라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 △마을기업으로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는 2019년, 2020년에 총 13개가 폐업했다. 여기에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숙박업으로 등록된 숙박시설 폐업 상황까지 더하면 지난해 폐업은 총 28건에 이른다.
전염병으로 하늘 길이 닫히니 게스트하우스에 손님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도 있으나, 게스트하우스를 단순히 숙박시설이 아닌 광주의 문화시설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생각보다 큰 손해다. 오래된 게스트하우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관광 명소가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광주 게스트하우스는 문화적 향기를 입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지난해 폐업한 게스트하우스 '양림길화가방'은 호남 서양화단의 주요 인물인 배동신 선생의 옛 주택을 개조한 곳으로 방문객들이 "예술혼이 깃들었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곳이다.
'양림길화가방'을 운영했던 김상윤 씨는 "외국, 타지에서 오던 이용객이 끊겨 적자가 계속되니 버티다 못해 폐업했다"며 "광주의 게스트하우스 지기들은 옛 전남도청 등 5·18 주요 사적지를 안내하고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연계하면서 관광문화 동력이 됐는데 지금은 이런 부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남아있는 6곳의 게스트하우스도 곧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카페, 갤러리, 도서관 등을 결합한 복합문화 공간형 게스트하우스 '김냇과' 역시 수익이 반 토막 난 상태다.
최아람 김냇과 매니저는 "코로나가 막 터졌을 초기인 3~4월의 경우 예약은 8건이 다였다. 일주일 내내 객실 6개가 텅텅 비었던 기간도 있었다"며 "게스트하우스 1~2층에서 진행했던 소규모 콘서트, 강연 등 행사도 진행하기 쉽지 않았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지자체가 나서 기존 게스트하우스와 연계해 진행했던 여행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데,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공식적으로 휴업 중인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는 3월부터 재개업을 고려 중이지만 숙박문화가 언제 정상화 될지 몰라 고민이 많다.
호랑가시나무언덕 게스트하우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용객이 예전만치 못했다. 호랑가시나무언덕은 외국인 대상으로 운영하는 '민박업'이라서 하늘길이 끊기고 손님이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며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 등 고정 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난해 적자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아쉽지만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바깥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서 지난해 게스트하우스 이용률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안다"며 "여행업계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 434개 여행업체에 각 15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적은 있고 관광해설사 등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집중했다. 광주는 일단 관광도시가 아니므로 그 이상의 지원을 고민하는 것에 있어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