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초대석> 이두희 광주인공지능사관학교장 ""글로벌 인공지능 인재양성 인큐베이터 마중물 역할 할터"
사관학교 모집·선정과정 ‘전국적 이목’||국내 해커톤대회 출전 뛰어난 실력 입증||‘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만들기’ 큰 역할
2020년 12월 10일(목) 14:40

이두희 광주인공지능사관학교장이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가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 인재양성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는데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며 광주인공지능사관학교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밝히고 있다. 멋쟁이사자처럼 제공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가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인공지능 인재양성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는데 마중물 역할을 하겠습니다."

올해 1기 교육생을 졸업시킨 이두희 광주인공지능사관학교장은 광주인공지능사관학교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이두희 교장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IT분야에서는 이미 유명한 코딩 교육기관인 멋쟁이사자처럼의 대표이다. 멋쟁이사자처럼은 지난 2013년 서울대에서 대학생 코딩교육을 위해 비영리 민간단체로 시작해 지금은 대학생, 직장인을 대상으로 코딩교육을 하며 오픈한 강의마다 매진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두희 교장은 지난 11월 27일 열린 제1기 광주인공지능 사관학교 성과보고회 및 수료식에서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모든 정책과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정신없이 지나갔다. 이 와중에도 학생들의 엄청난 열기와 함께 교육을 완료했다. 어느 학생들과도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해주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주인공지능학교 교장과 멋쟁이사자처럼의 대표를 겸직하는 바쁜 상황에도 서울과 광주 두 집 살림을 하며 제1기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 교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두희 대표를 서면 및 전화인터뷰를 진행했

- 국내에서 천재해커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대표님이 광주라는 지방에서 인공지능(AI) 인재양성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 제가 서울, 경기 수도권에서 나고 자라 광주와는 전혀 연고가 없는데 신문에서 우연히 2023년까지 광주에 인공지능 산업융합 집적단지를 조성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세계 10위권 수준인 국내 첫 그래픽(GPU) 기반의 'AI 데이터센터'가 구축되고 첨단3지구 일대가 각종 인공지능 인프라가 조성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럼 "광주가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가 될 수도 있겠다"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잊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광주시로부터 인공지능 실무인재 양성을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새로운 도전에 흥미는 느꼈지만 이미 서울에서 진행하는 일들만으로도 벅찼고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반대도 심했다.

당시만 해도 인공지능 하면 '판교'를 떠올렸지 광주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인공지능 불모지인 광주에서 인공지능 인재양성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그리고 6개월이라는 장기교육에 인력모집이나 가능할지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와 반대에 부딪쳤다.

몇 차례 거절로 단념할 줄 알았던 광주시는 포기를 몰랐다. 수차례 이용섭 시장님이 인공지능에 대한 열정과 확신을 가진 설득이 계속됐다. 끝내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진정성 있는 요구가 저를 움직였던 것 같다.

서울대에서 낙제점을 받던 제가 전교생이 사용하는 앱을 만들고, 아무도 관심갖지 않던 코딩교육을 10여년 전부터 시작했던 걸 보면 항상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성향이 있어서 더 새로운 도전에 매력과 흥미를 느꼈던 거 같다.

- 제1기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는 모집과정부터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고 선정과정도 남달랐다던데 실제 어땠나요.

△ 올해 5월 전국적 교육생 모집을 시작하여 모든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Pre-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다. 인공지능 개론, 머신러닝, 딥러닝, 기초 파이썬 등 160시간의 과정을 이수하는 교육생을 대상으로 과제물 등을 평가하고 선발시험을 거쳐 최종 180명을 선발했다. 이런 까다로운 선발과정에도 불구하고 180명 모집에 1045명이 지원해 5.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예상치 못했던 관심에 모두가 놀랐다.

우수한 교육생을 선발하기 위해 지역, 학력,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았고 그 결과 최종 광주 90명, 광주 외 지역 90명의 실력있는 교육생들이 선발됐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진행하는 인재양성 교육에 이 같이 많은 지원자가 몰린 배경으로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이제는 막연한 호기심 단계를 넘어서 취업, 창업, 경력전환을 결정하는 데 주요한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코로나 19의 세계적인 대유행을 계기로 비대면화·디지털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취업준비생과 직장인들도 인공지능이 초래할 새로운 직업 환경에 대한 관심을 더 높여감에 따라 이 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국의 인재양성 실무교육에 목말랐던 분들에게 광주의 인공지능사관학교라는 카드가 통했던 거 같다.

- 광주 인공지능 사관학교만의 차별화된 교육 커리큘럼이 있었나요.

△ 일단 멋쟁이 사자처럼의 검증된 교육시스템을 기본으로 했다. 가장 신경쓴 부분은 광주시에서 요청한 실무형 인공지능 인재양성이었다. 그래서 이론과 실습을 연계하는 흥미로운 커리큘럼이 되도록 기획했다.

먼저 교육생들은 7~8월에 각 30명씩으로 구성된 반을 중심으로 1일 8시간의 중·고급 과정을 거쳤다. 여기서 인공지능의 기초가 되는 △인공지능을 위한 알고리즘&클라우드 △파이썬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강화학습 및 딥러닝 △자연어처리 및 추천시스템 △웹 애플리케이션 등 이론수업 및 워밍업 프로젝트 과정의 강행군이 진행됐다.

이어서 9월에는 무박2일의 "끝장개발대회"라는 해커톤 대회에서 앱이나 데이터 시각화 등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며 35개 팀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며 한단계 성숙하는 계기가 됐다.

교육생들은 같은 목표를 가진 3~5명이 한 팀을 꾸려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젝트를 해결하는 과제들을 완성하며 팀웍을 다졌다.

이런 팀원들과의 돈독한 팀워크는 10~11월 전국 해커톤 대회 출전으로 이어지며 연이은 우승을 이끈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과정이 가장 공을 들인 인공지능 기업들과 함께 하는 기업프로젝트였다. 교육생 33개팀과 멘토 및 11개 인공지능 기업이 협업해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으로, 인공지능을 연계해 기업의 문제해결이나 기술, 앱을 개발하며 현장의 실무를 경험하고 역량을 쌓을 수 있었던 교육생,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유익한 과정으로 평가됐다.

- 제1기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 6개월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는데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

△ 지난 11월 27일 제1기 졸업생 155명이 6개월의 정규과정을 마치고 성과보고회 및 수료식을 가졌다. 초기 교육생 중 일부 중도포기자도 있었는데 코로나의 영향과 함께 막대한 학습량의 때문이라고 본다.

저는 평소 인공지능 코딩에 가장 필요한 능력은 컴퓨터 실력이 아닌 인내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꼭 전공자들에게 더 유리한 분야는 아닌 것이다. 생활 속에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은 실력의 문제가 아닌 자신과의 인내력싸움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마스크 알리미로 유명한 고려대 학생들도 비전공자였다.

더구나 코로나19라는 악조건 속에서 교육도 전체 온라인으로 진행하다 보니 이런 과정에 자신과의 싸움이 더욱 배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교육생들은 빡빡한 교육일정에도 사관학교에서 배운 머신러닝 및 딥러닝, 웹 등을 기반으로 국내 해커톤 대회에 출전하며 인공지능 사관학교의 뛰어난 실력을 입증해 왔다.

지난 9월 앵커밸류 주관 '핀테크 인공지능 해커톤 대회', 10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관 '뉴스 빅테이터 해커톤 대회'에 출전해 최종 우승하고, 연이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예술데이터가 바꾸는 세상 해커톤 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최근 12월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제7회 대한민국 SW 융합 해커톤'에서 최종 우승함으로써 1기부터 인공지능 사관학교의 이름을 전국에 알렸다.

교육생들의 성과는 광주에서의 인공지능 창업으로도 이어져 해커톤에서 우승한 교육생을 중심으로 한 3개팀 8명이 인공지능 창업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의 베이스캠프인 동구 금남로 AI창업캠프에 입주하며,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 코로나19의 여파로 교육과정에서 힘드셨을텐데 혹시 어떻게 극복하고 교육생들을 독려하고 마무리할 수 있었나.

△ 제1기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의 단 한가지 옥의 티라면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였습니다. 개교식이 예정된 7.2일부터 광주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집합교육은 불가하게 됐다.

다행히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온라인 교육프로그램(LMS)을 통해 차질 없이 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온라인교육이라는 악조건을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팀웍을 다지는 기회로 만들었으며 그결과 이론수업 출석율이 99%에 달하는 결과가 연출됐다.

또한 정규수업 후에는 KAIST의 AI 연구실 박사과정 출신들이 공동 개발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 '앨리스'를 활용해 자기주도 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내년 2기생들은 강의실에서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 1기 과정을 마무리하면서 느낀 점들이나 추후 보완해야 할 점은.

△ 올해 1기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교육생들이 잘 따라와 주고 성과도 많이 났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지만 교육생들과 강사들의 열정, 광주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거 같다.

다만, 정부 또는 타지역의 교육과정보다는 긴 6개월 과정이었지만 그럼에도 교육기간이 좀 아쉬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당초 광주에서 기획한 인공지능 교육과정은 단기에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을 정도의 몰입과 집중을 통한 1년 과정의 교육을 기획했다.

결국 모집부터 준비기간, 추가적인 예산 등의 문제로 6개월 과정으로 단축되었다. 하지만 1기 교육으로 통해 이런 문제점을 파악했으니 광주시와 면밀한 검토를 통해 내년부터는 교육기간을 연장하고 흥미와 실무 경험을 위해 프리프로젝트 등을 많이 경험하도록 하여 이론과 실전이 단단하게 연결되도록 구성할 계획이다.

또한 기업프로젝트 과정도 기간과 예산을 더 투입하여 기업과 교육생 모두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아마 내년 2기는 훨씬 더 좋은 커리큘럼으로 거듭날 것으로 확신한다.

- 4차 산업혁명, 정부의 한국판 디지털 뉴딜과 관련된 인공지능 인재양성에 대한 대표님의 비전과 광주시에 바라는 점은.

△ 4차 산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코로나 19가 전세계를 흔들면서 세계 경제사회 시스템과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인공지능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비대면 언택트 산업, 기술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홍수 속에 놓여있다. 이제 누구나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그 이전과 본질적으로 달라질 것을 알고 있지만 그에 맞는 대비는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는 과거 역사를 비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과거 14~16세기에 걸쳐 유럽의 인구 1/3을 죽음으로 내 몬 흑사병(페스트)으로 중세시대가 마무리되고 르네상스라는 급격한 발전을 이룬 근대사회로 접어들었다.

내년 백신 및 치료제등이 개발되어 코로나19가 빠르게 종식된다며, 산업은 물론 모든 분야의 기술, 시스템 등의 상상할 수 없는 파격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공지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광주의 선택은 탁월했다고 본다.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동력이 인공지능 인재이고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가 해를 거듭하며 주인공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저에게도 이런 도전이 떨리고 흥분되지만 끝장을 보겠다. 분명 그 끝에는 인공지능 중심도시 광주, 글로벌 인공지능 4대 강국 대한민국이 있을 것이며 돌이켜 생각해 그 시작점에 인공지능 사관학교가 있다며 그 이상의 보람은 없을 것이다.

저를 믿고 이런 큰 역할을 주신 광주시민들과 이용섭 광주시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최선을 다하겠다.

11월 2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제1기 광주인공지능 사관학교 성과보고회 및 수료식에 참석한 이용섭 광주시장과 교육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박수진 기자 suji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