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노태우家
2020년 10월 29일(목) 17:54 |
이기수 사진 |
최근 몇 년새 노 관장의 광주에서의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노 관장은 2018년 광주시가 주최한 '2018 아시아문화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했다. 2019년에도 광주에서 열린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의 총괄 디렉터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해 전남대어린이병원에 1000만 원의 성금을 조용히 기탁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변호사는 아버지의 뜻이라며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민주화운동 피해자를 만나 사죄했다. 노 변호사는 지난해 8월과 12월, 올해 5월 세번째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5월 영령에게 참배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광주방문 때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와 유가족을 만나 거듭 사과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남매와 광주와의 관계를 보면 가진 자와 권력자의 자녀가 누리는 아빠 찬스 사용자가 아니다. 되레 아빠 리스크 감당자에 가깝다. 그들의 아버지가 40년 전 5·18당시 전두환 씨와 함께 광주 시민 학살의 책임자였던 사실이 부담이 될 수 있는 처지다. 노 변호사의 행보는 아버지 과거 행적과 직접 관련이 있다. 그는 5·18 대리 사과가 "광주에 가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을 따른 것으로 "다음 세대에게 좋은 유산을 남겨주도록 역사를 바로 세우는 노력을 하겠다" 고 언론을 통해 전하고 있다.
이런 노 씨 자녀의 광주 사죄 행보는 5·18 비극과는 무관하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전두환 씨의 행보와는 결이 다르다. 건강 상태 등으로 인해 노태우 씨가 직접 나서기가 어렵다면 그의 자녀들이 함께 참여해 5·18 당시 군의 발포 책임, 암매장 유해 수습, 헬기 사격, 등 5·18 진실 규명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이기수 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