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송형택>광주 전남의 통합은 시대 정신이다
송형택 광주그린카진흥원 경영본부장
2020년 09월 21일(월) 14:54
송형택 광주그린카진흥원경영본부장
지난 9월 15일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확대 간부회의에서, '지난 10일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대비 정책토론회에서 광주와 전남의 행정통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는 평소 입장을 밝혔다' 며 '즉흥적이 아니다. 또 어떤 정치적 계산도 없다. 오직 광주·전남의 상생 동반성장, 다음 세대에 풍요로운 미래를 물려주자는 평소 소신'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기에도 광주전남의 통합논의가 없었던 것은 아니기에 그리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제안을 한 당사자가 시장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충격파는 컸다. 전남에서 광주시가 분리되어 광주직할시가 된 것은 1986년이다. 그 뒤 1995년에 시도지사의 직접선거가 시행될 때 통합논의가 있었다. 광주에 있는 도청을 전남으로 옮기려던 2001년에도 통합논의가 있었지만, 제안에 그치고 말았다.

현재도 시도 통합이나 분도를 추진하는 시도가 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 달 21일 '경기 북부지역의 조속한 분도(分道) 시행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도의원 142명 중 66%인 93명이 동참했으며, 의정부시의회도 지난 3일 '경기북도 설치 추진위원회 구성 및 운영지원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에 호응하여 더불어민주당 김민철 의정부을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지난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 첫 안건으로 상정돼 법안심사 제1소위에 넘겨졌다. 이 법안이 공식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2022년 지방선거부터 경기도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시도 통합을 추진하는 대구와 경북은 이달 21일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었고, 이 기구에서 광역자치단체 명칭 등이 구체화 되면 특별법을 주민투표에 붙여 2022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한다. 여기뿐 아니라 부산, 울산, 경남도 메가시티를 논의하고 있으며, 대전시장도 얼마 전 세종시와의 통합을 제안했다고 한다. 사실 분도나 통합은 다른 내용이 아니다. 넘치면 나누어 조정하고 부족하면 합쳐서 힘을 키우는 게 우리 사회의 역사이며 발전과정이니, 둘은 같은 목적이다.

부족사회가 국가로 발전했거나, 거대한 제국이 쇠퇴를 가져온 것은 다 역사의 발전이었지, 후퇴가 아니었다. 행정기구도 비대해지면 나누었고, 집행 대상이 줄어들면 합쳐졌다. 우리 가정도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분화해왔고, 어느 시기에 이르면 다시 공동체 가족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이는 모두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이며 사회의 발전과정과 무관하지가 않다.

현대사회는 국제화, 세계화 시대이다. 실시간으로 지구촌 소식을 알 수 있고, 우리 BTS가 세계인을 열광시키는 것도 국경 없는 사회, 세계화 시대를 실감하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필요 없게 되면 합치고, 넘치면 나누는 게 이미 시대정신이 된 것이다.

이용섭 광주 시장은 시도 통합의 필요성을, 지금과 같은 구조로는 인공지능이나 광주형 일자리를 아무리 추진해도 자립경제나 자생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로벌 도시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또 광주와 전남은 공동 운명체이고 하나의 생활권인데 치열하게 경쟁만 하다간 결국 공멸할거라는 것이다.

광주와 전남이 힘을 합쳐야 사업의 완결성과 자립경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문화관광 정책, 교통정책은 광역으로 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의병기념관을 광주 광산구에 만들고, 바로 가까운 나주지역에 만들면 중복 투자나 행정력 낭비라는 것이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제안이고, 광주전남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임에 틀림이 없다. 인구감소와 중복투자 등으로 광주와 전남의 경쟁력은 날로 떨어지고, 이는 일자리 감소와 삶의 질 저하로 연결되고 있다. 이를 체감하며 우려하는 시민들은 이 시장의 광주전남의 통합제안을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은 향후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기회에 소규모 자치단체까지도 21C 지구촌 시대에 맞게 과감히 통폐합 광역화했으면 한다. 아무튼 이번 이용섭 시장의 시도 통합제안은 시대변화를 선도하고 사회적 역동성을 갖는 대승적 결단이다. 관련 기관, 시민들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이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