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살이에 지친 청년들 "나주서 지역 상생 꿈꾼다"
넥스트로컬 참가한 17명 나주 찾아 사업 구상||“나주의 숨겨진 매력 알리겠다” 자부심도 높아
2020년 07월 07일(화) 14:13
17명의 서울 청년들이 6일 나주 목서원에서 창업 선배를 초청해 토크콘서트를 갖고 있다.
17명 서울 청년들이 나주를 찾았다.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지 않은 미지의 땅에서 그들은 삶의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까.

서울시가 지역과의 상생을 고민하며 내놓은 넥스트로컬. 서울 청년들로 하여금 지역과 관계를 맺게 함으로써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소멸 시대를 이겨내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지역으로 정착을 시도하는 청년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프로젝트다.

창업 아이템을 실현하기 위해 '나주'라는 공간을 선택한 이들은 지난 6일 공연장 '난장곡간'으로 재탄생한 나주정미소에 모였다. 지역자원 조사를 목표로 1박 2일 동안 창업 공간이 될 나주 곳곳을 접하며 구체적인 사업 구상을 이어간다.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며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로 이용되고 있는 '목서원' 마당에 모여, 나주에서 먼저 창업을 경험한 선배들의 토크콘서트도 이어졌다.

1939년 지어져 버려진 목서원 등의 고택을 리모델링해 한옥식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를 창업한 남우진씨는 "나주에 연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연히 오래된 공간에 매료돼 관광을 테마로 한 복합문화공간을 마련했다"며 "나주는 향교, 금성관, 객사 등 역사 자원이 많은데 인구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많이 사장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나주혁신도시가 활성화되면서 경제자원과 광주와 목포 사이에서 교통자원까지 확보된 상황이라 발전 가능성이 큰 보물 같은 공간이다"고 말했다.

나주에서 문화기획사 '니나노플래닝'을 창업한 임재환씨는 "지역에서 첫 시작은 지자체 지원에 기대기보다는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공간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 선배들이 닦아 놓은 길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여자 유은지(35)씨는 "지역 농가의 어려움을 덜 수 없을까 고민하다 넥스트로컬에 참여하게 됐다"며 "나주배를 활용한 저도수의 스파클링 와인을 통해 지역상생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낯선 나주에 와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에 걱정이 많았는데 지역 관계인들이 우호적이라 만족과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참여자 강윤구(28)씨는 "VR를 연계한 관광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며 "나주의 문화 자원들이 사장된 느낌을 받는데, 창업을 통해 나주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넥스트로컬 관계자는 "13개 지역에서 나주를 선택한 청년들의 창업 아이템이 문화, 음식, 관광, 에너지 등 가장 다양하다"며 "나주혁신도시에 한국전력공사가 입지해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관련 아이템의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넥스트로컬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8개월 동안 지역 연계형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2기에는 나주 17명을 비롯해 평창, 영월, 홍성, 의성, 경주, 함천, 고창, 영광, 고성, 목포, 강직, 제주, 13개 지역에 총 205명의 서울 청년들이 함께한다.

글·사진=도선인 기자

나주=박송엽 기자



나주=박송엽 기자 sypark22@jnilbo.com